정말 금방 읽어진다. 사실 단편 자체를 많이 읽는 편이 아니라 좀 신선했다. 세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시지스몬의 유산(옥타브 유잔느), 애서광 이야기(귀스타브 플로베르), 보이지 않는 수집품(스테판 츠바이크)으로, 모두 책을 좋아하는.. 혹은 수집광들의 이야기이다. 사실 애서광이 누구 이름인가? 라고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는데..ㅋㅋ 책을 사랑한다는 의미였고, 끝에 붙은 '광'자는 꼭 있어야하는 단어라는 걸 알았다.
나도 책을 좋아하긴 하지만, 지금은 완전히 전자책으로 전환한 상태라 물리적인 '책' 자체를 사랑한다기 보다, 텍스트와 내용 쪽이 더 중요한 요소가 된 것 같고.. 그래도 책 자체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나 서지학을 하시는 분들의 마음은 로버트 단턴의 '책의 미래'를 읽으면서 조금 엿봤었던 것 같다. 그러구보면, 이 단편들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과연 책을 '소유'하는게 좋은 건지, 그 책을 진짜 읽기는 하는 건지 하는 의구심도 조금 든다. 나 역시 문구류라든가 전자제품이라든가 조금이라도 수집하고 있는 걸 보면, 수집광의 마음도 이해를 못하는 건 아닌데.. 그래도 그 정도라는 것이 있을텐데.. 특히 3번째 단편인 '보이지 않는 수집품'을 보면, 무엇이 우선인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과연 사람에게 행복이란 뭔가.. 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는..(너무 간건가..? ^^;;) 1번째와 2번째 단편은 진짜 너무 광적으로 갔을 때의 극단적인 이야기 같았고, 아무리 무언가를 사랑한다고 해도 삶자체가 중요할텐데.. 주와 객이 바뀌면 안되지 않나 싶다. 주객이 전도되는 순간, 그게 바로 하나의 우상이 되는 것이 아닐까? 난 마니아 정도까지가 좋을 것 같고.. 광적인 사람까지는 되기 싫다. ㅎㅎ 그래도 귀스타브 플로베르가 저 애서광 이야기를 16세에 썼다니... 흠... 굉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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