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本]'s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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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Book Review

커트 보니것 『세상이 잠든 동안』

| Mashimaro | 2018. 7. 2. 19:39






나는 이 작품의 작가인 커트 보니것을 좋아한다. 그렇다고 내가 그의 작품을 엄청 많이 읽은 것도 아니다. 단지 단편을 읽었을 뿐인데 이 작가 뭐지? 라는 생각이 들게 해 주었으니까. 심지어 나는 단편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다. 아무래도 물리적으로 분량이 짧은지라 스토리가 어중간하거나 작가의 세계관을 내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 읽은 단편들은 꽤 성적이 좋은 편이다. 어쩌면 나도 단편소설의 매력을 알게 되었는지도. 하지만 이 커트 보니것의 작품은 매우 짧은 작품을 읽었음에도 바로 그냥 호감이었다. 어쩜 이렇게 기발할까.. 혹은 그렇지 그렇지.. 하는 공감.


아무래도 커트 보니것의 매력이라면 알기쉬운 스토리와 납득을 들고싶다. 이 단편집을 읽으면서도 매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 자극적이라고 할 수도 없고, 대단한 반전이 있는 작품들도 아니지만 그런데도 재미있다. 이게 어찌 쉬운일인가..! 또 그에 반해 소재는 매우 다양하다. 일반적인 삶에서 있을만한 이야기들이 있는가 하면, 또 굉장히 생소한 설정 혹은 상상에 의해서 만들어진 세계들도 있다. 장편소설처럼 긴 호흡을 통해서 매력을 발산하는 것이 작가의 필수 장기라고 생각했는데, 커트 보니것은 그것을 완전히 뒤집어서 너무나도 많은 가능성과 많은 장르의 즐거움을 단발적으로 전달해주는 느낌이다. 그 시각들을 쫓아가다 보니 어찌보면 인류학전공자의 특징이 엿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나도 인류학 공부했는데.. 대체 나는 왜..ㅋ)


이렇게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심지어 선물받아서 읽게 되다니. 내 운은 끝나지 않았나보다. ㅎㅎ 그리고 이 단편집을 읽고 더 그의 작품들이 좋아진 것 같다. 사실은 지극히 평범한 작가인데 내가 너무 과대평가를 하는 것일까? 어쨌든 나는 그의 글빨 혹은 그의 창작 아이디어들이 너무 부럽다. 





Q : 이 세상의 문제가 뭡니까?

A : 모두 사진에만 관심을 가집니다. 아무도 피사체 자체에는 관심을 갖지 않아요. ('100달러짜리 키스' 中)



"돈이란," 벤이 말했다. "예의바르게 대해선 안 돼요. 뭔가 의심스러운 말을 남겨두면 그놈이 말해버리거든요." 그는 창틀에서 발을 내렸다. "뭔가 탐욕스러운 말을 남겨두어도 돈이 말해버려요." 그는 시가를 재떨이에 껐다. "뭔가 무서운 말을 남겨두어도 돈이 그 말을 하죠." 

......

킬레인의 재산이 한마디를 더 하는 것 같았다. "시키실 일이 있으면 시키세요." ('돈이 말한다' 中)



그것이 바로 스테드먼이 간밤에 잃어버린 귀중한 것이었다. 그가 이제껏 그렸던 그림 중 유일하게 훌륭한 그림이었다. ('사기꾼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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