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한 『7년전쟁』

          

     

임진왜란에 대한 소설이다. 그러나 저자는 임진왜란이라는 표현보다 7년전쟁이라는 제목을 붙이는 것으로, 조선의 관점만이 아닌 나름 명, 조선, 일본의 각각의 시선으로 소설을 진행한다. 임진왜란이라면 선조, 몇몇 의병장들의 이름, 몇몇 장군들 이름, 이순신, 도요토미 히데요시.. 정도가 가장 먼저 생각난달까? 사실 이렇게 본격적으로 임진왜란에 관련된 소설을 읽은 것은 처음이다. 김훈을 좋아하면서 '칼의 노래' 조차도 아직 읽기 못했고, 그렇게 수많은 책으로 나와있는 이순신에 대한 책 한권도 읽지 않았고.. 심지어 '명량' 이나 '광해' 처럼 이시기와 관계있을법한 영화조차도 한편 보지 않았다. 난 역사를 좋아하고, 심지어 역사관련 전공을 하고 있으며, 중고등학교 시절 조선왕조 오백년같이 엄청난게 긴 책조차도 읽곤 했는데(물론 도중에 끊긴상태), 왜 일까? 

사실 이 책을 읽기 시작할때도 선뜻 손이 가지는 않았다. 다행히 함께 읽자는 모임이 있었고, 그 덕에 완독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읽고 싶지 않았던 이유를 책을 읽으면서 깨달았다. 난 단지 그 전쟁의 참혹함과  일본에 치이고, 명군에 치이고, 아무런 죄도 없이 죽어간 백성들과 무능한 왕과 조정의 모습을 보고싶지 않았던 거다.

솔직히 이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괴롭다. 이정도로 참혹했구나 하는 괴로움부터, 정치를 그 따구로 밖에 못하나? 하는 분노가 쉬지않고 괴롭힌다. 

전쟁은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이며, 왜 해야하는 것이며, 어떻게 끝나는 것인가...

솔직히 이 책에서 저자 자신이 가지고 있는 분노(?)는 책 매권의 첫장에 적혀있는 한 문장이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무능한 통치자는 만참으로도 부족한 역사의 범죄자다'

토요토미 히데요시라는 인생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던 한 사람의 과욕과 과시, 체면으로 인해 일어난 전쟁. 여러번의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무능하여 자신들 뿐 아니라 무고한 백성들과 나라 전체를 위기로 몰아넣은 선조와 조선 조정의 중신들. 나라를 다스리는 것에는 관심도 없는 최악의 황제와 정책보다는 자신들의 입장이 더 중요한 명나라의 중신들. 그리고 실력도 없으면서 잘난척에 나쁜짓만 골라하는 명나라 군인들. 어찌보면 참 장단이 잘 맞았던 것 같기도 하다. 최악의 조건들이 모이면 최악의 결과가 나타난다. 

단지 안타까운 것은 그 무대가 한반도였던 것이고, 무고한 사람들이 목숨이 너무나도 많이 사라져갔다. 이러한 위기에도 최선을 다한 사람들의 이야기, 안타까운 이야기, 어쩔 수 없었던 이야기 등.. 조금 더 깊숙히 그 시절을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솔직히 우리는 왜 유독 이순신에 그정도로 열광할까? 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그는 진짜 영웅이 맞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가 그 시기에 조선에 있었다는 사실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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