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과 같은 스웨덴 소설 시리즈.. 예를들어 오베라는 남자..라든지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라든지.. 이러한 책들이 인기를 끌면서, 많이 궁금해졌다. 그리고 도서관에서 이 3권의 책을 모두 예약을 걸어두었는데, 메르타 할머니가 주인공인 이 책이 가장 먼저 대출되었다. 사실 무언가를 기대하고 읽은 것도 아니고, 궁금해서 읽기 시작한 것인데.. 이게이게.. 의외로 재미있었다. 한마디로 이야기하자면 '유쾌'하다!
그리고 읽자마자 호감이었던 부분은 주인공들이 할머니, 할아버지라는 거다. 사실, 나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좋다.. (음.. 좀 이상한가? ㅋㅋ) 태어나서부터 유학오기 전까지(물론, 한국에 돌아가면 집에 할머니가 계시다) 줄곧 할머니와 함께 자랐고, 생활했기 때문에 할머니, 할아버지들에 대한 남다른 연대감이 있다. 소설 중간중간에 나오는 노인요양소 시설에 대한 불만이 나올때면 같이 감정이입이 되서 흥분했고, 횡단보도 신호가 짧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정말 엄청 공감했다. 솔직히 할머니랑 같이 길이라도 건널때면, 절대로 파란불이 켜져있을때 다 건너지 못한다. (물론 우리 할머니도 80대 중반까지는 그정도까진 아니셨지만..) 암튼, 읽는 내내 등장인물들의 성격과, 늙어서도 이렇게 즐겁게 살 수 있다..하는 부분이 정말 기분 좋게, 즐겁게 다가왔다. 물론 이들이 감옥에 가기 위해서 범죄를 저지르지만, 내가 또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범인들을 응원하긴 처음이었던 것 같다. 뭐, 통크게 한탕하면서 나름 훔친물건을 돌려주기도 하고, 경찰을 후원하기도 하고, 그림을 훔쳤던 박물관을 후원하기로도 하고... 이 5명의 노인들이 이런저런 계획을 세우며 나누는 대화가 난 어찌나 재미있는지..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것은, 작가가 큐레이터로 일하기도 하고, 수중고고학자로서의 경력도 가지고 있다. 고고학을 하고 있는 나로서는 책을 읽기 전부터 굉장히 주목되었던 부분이고, 또 그러한 경험을 살려서인지 범행의 주된 장소로 국립박물관이 활용되기도 했다. 나로서는 2배의 재미가 있다고나 할까? 뭔가 어설퍼 보이기도 하고 그렇게 복잡하게 치밀한 구성은 아니었지만, 마치 의도된 것 같은 우연과 주인공 노인들의 설렁설렁한 범행의 모습에 내가 이정도까지 빠져서 읽게될 줄은 몰랐다. 마치 아기의 재롱을 보면 그저 슬그머니 미소를 띠게 되는 것처럼, 이 노인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슬그머니 미소짓게 되는 아주 유쾌한 소설이었다. 속편이 나올 것 같은 전개였고, 역자해설을 보니 이미 2편이 나온 곳도 있다고 하는 것 같은데, 이 노인네들이 외국으로 탈출한 이후의 이야기가 매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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