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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Book Review

마크 트웨인 『허클베리 핀의 모험』

| Mashimaro | 2017. 4. 27. 01:06






이 소설은 확실히 톰 소여의 모험을 읽고 난 후에 읽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렇지 않아도 되지만, 분명 톰 소여의 모험 이후에 이어지는 스토리로 구성이 되어있고, 여러 면에서 확실히 이해가 쉬울 것 같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솔직히 후반부에서 그런 식으로 톰 소여와 재회하게 될 줄은 몰랐다. 그리고 이 둘이 만나서 벌이는 일들의 시너지란.. 아마도 전작을 읽었어야만 둘이 다시 만나게 되었을때의 놀라움과 기대감을 극대화 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톰 소여의 모험이 아동소설인데 작가의 개입으로 이게 아동소설이야? 라는 느낌을 주는 작품이라면, 허클베리 핀의 모험은 처음부터 주인공 허크가 처음부터 서술을 해나가는 식이라서 집중도도 뛰어나고, 아동소설이라는 느낌도 들지 않는다. 주인공 허크는 처음부터 진지하게 고민하고 또 진지하게 행동한다. 한 소년의 모험을 그리고는 있지만, 충분히 주인공과 같이 호흡하면서 모험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미시시피강을 타고 가면서 겪게되는 상황 속에서, 허크가 소년이라는 사실을 잊게되고, 또 주체적으로 사고하고 판단하는 과정을 통해서 내가 허크와 함께 선택하고 움직이고 있는 느낌이 든다. 이 과정에서 그 내용이 꽤나 구체적이고 많은것을 담고 있어서 마크 트웨인이 이 작품을 쓰는데 8년이나 걸렸다는 사실이 전혀 이상하지가 않다. 그보다도 이 작가는 정말 이야기꾼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든다. 

이 작품에서 가장 고생하는 인물이기도 하고, 또 가장 중요한 조연으로 등장하는 것이 짐인데, 짐과 허크의 동행을 통해서 당시 노예사회의 문제점이나 대우를 알수가 있고, 결국 마지막 결말에 있어서도 짐이라는 존재는 정말 중요한 인물이다. 개인적인 인상으로는 굉장히 순수하면서도 현명한 인물이 아니었나 싶다. 그에 반해 중간에 합류하게되는 왕과 공작은 정말 읽는 내내 짜증을 유발시키는 어찌보면 감초(?) 역할을 하는 이들이 등장하는데, 어찌나 허례허식에 찌들어있는 사기꾼들인지, 작가가 왜 닉네임을 '왕'과 '공작'으로 지었는지 알만 했다. 가장 이해하기 힘들었던 부분은, 톰이 등장하고나서 부터였는데, 톰의 등장이 굉장히 반갑고 신나긴 했지만, 짐을 구출하는 작전에서 보여준 톰의 고집은 정말 이해할 수가 없었다. 왜 저렇게까지 해야하며, 그로인해 오히려 고통받게되는 톰이 너무 불쌍했다. 작품 내내 허크는 톰을 굉장히 높이 평가하며 실질적으로 둘이 만나면 항상 져주게 되는데, 오히려 내 입장에서는 허크의 판단과 생각에 더 공감이 갔다. 뭐랄까 굉장히 두 캐릭터가 대비되면서, 톰은 여전히 소년의 사고로 계획하고 행동하며, 허크는 굉장히 어른스럽고 주체적인 자신의 생각을 통해서 움직이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크가 톰의 리더쉽을 존중하며 따르는 것은, 아직 이들이 소년이라는 나이대의 설정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짐과 동행하면서 계속해서 갈등하는 허크의 모습을 통해, 당시 관습과 문화에 따르는 것과 자신이 느낀 경험을 통해서 옳고그름을 판단하는 고민의 과정을 잘 보여주었다는 생각이 든다. 노예제도를 포함한 당시의 미국사회를 14세 소년의 시선으로 보여주면서 아마도 작가가 하고싶었던 이야기를 속시원하게 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확실히 톰 소여의 모험보다 훨씬 무게감이 있고, 생각할 수 있는 여지도 많아서 참 좋았다. 어찌보면 구속되는 것을 싫어하고 진짜 자유를 갈망하는 대표적인 캐릭터로서, 허크는 그 나이대와 주어진 환경 이상으로 멋진 모험을 해낸 주인공이 아니었나 싶다. 





그런 과부댁 역시 코담밸 즐겼지. 물론 그건 괜찮았어. 왜냐, 남이 하면 불륜이고 자기가 하면 로맨스거든.

"톰 소여가 천국에 갈까요?"라고 물었더니, 왓슨 아줌마는 절대로 갈 수 없을 거라고 말씀하셨어. 난 그게 기뻤어. 톰과 함께 있고 싶었으니까 말이야.

나는  저녁을 먹으면서 짐과 얘길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 난 그 원한 맺힌 싸움터에서 빠져나온 게, 짐은 늪지에서 빠져나온 게 엄청 기뻤지. 우린 결국 이 뗏목만 한 집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을 거라고 말했어. 다른 곳이라면 정말 갑갑해서 숨 막힐 것 같지만, 뗏목은 그렇지 않거든. 뗏목을 타고 있으면 엄청 자유롭고 느긋하며 편안하게 마련이지.

뗏목 생활이란 여간 멋진 게 아니었어. 하늘을 쳐다보면 사방에는 온통 별이 반짝이고, 우리들은 벌렁 드러누워 별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아니면 저절로 생겨났는지 궁금해하곤 했어.

이렇게 생각하니 온몸이 부들부들 떨려왔지. 그래서 나는 가까스로 기도할 결심을 하고 내가 지금보다 좀 더 나은 아이가 될 수 있는지 알아보고 싶었어. 그래서 무릎을 꿇었지. 그런데 기도가 나오질 않았어. 왜 그럴까? 하느님에게 숨기려고 해도 소용없는 일이었어. 또 나 자신한테 숨기려 해도 소용없는 일이었지. 왜 기도가 안 나오는지 나는 그 이유를 잘 알고 있었어. 내 마음이 진실하지 않기 때문이지. 즉 내 마음이 정직하지 않기 때문이야. 내가 두 가지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인 거지. 나는 죄를 단념하는 척하면서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가장 큰 죄에 매달려 있었던 거야. 주둥이로는 올바른 일, 정직한 일을 한다고 말하고, 또 그 검둥이 주인한테는 검둥이가 있는 곳을 편지로 알리겠다고 떠들어대면서도, 마음속 깊숙한 곳에서는 그게 거짓말이라는 걸 알고 있었던 거지. 하느님도 그걸 알고 계셨으니, 거짓 기도를 할 수는 없었지. 나는 그걸 바로 깨달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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