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本]'s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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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Book Review

최은영 『내게 무해한 사람』

| Mashimaro | 2023. 2. 14. 13:48

 

 

 

 

 

와... 정말... 최은영 작가는 정말.. 어쩌지? 최은영 작가의 책을 읽고, 한번도 안좋았던 적이 없는 것 같다. 맨 처음에 읽었던 작품이 《쇼코의 미소》였고, 그 다음이 《밝은 밤》이었던 것 같다. 하나는 단편집이고 하나는 장편이었는데, 뭐가 좋다 나쁘다 할 것 없이 다 좋았다. 그리고 《밝은 밤》보다 더 먼저 나왔던 이 책 《내게 무해한 사람》을 이제서야 읽어보게 되었다. 그런데 여전히 좋다. 아니 더 좋다. 도대체 최은영 작가는 어떻게 이렇게 글을 잘쓰지? 싶을 정도로 좋다. 뭔가 스펙터클하고 자극적이고 하지도 않은데 잔잔하면서도 좋다. 

 

그래도 뭔가 다른 작품과 다른 점을 생각해보면, 《쇼코의 미소》가 정말 따뜻하고 잔잔하면서도 지루하지 않으면서 좋은 작품이었다고 한다면, 이 《내게 무해한 사람》은 생각보다 뜨거운 감자들을 다뤘다. 무슨 말이냐면 우리 사회속에서 늘 겪을 수 있는 소재이면서도 또 모두 다양한 방식으로 겪고있는 그런 문제들을 잘 끄집어내서 한작품씩으로 버무렸다. 어찌보면 민감한 주제일 수도 있는 문제들, 또 소수자에 대한 시선들, 그리고 보편적인 감정들이지만 누구나 어느 한켠에 숨겨두고 아닌척 하고있던 모습들.. 이런 것들을 참 여러가지 방식으로 잘 끄집어낸 것 같다. 이러니 읽는 사람이 공감을 하며, 또 작품 속에 푹 들어가서 읽을 수 밖에..

 

개인적으로 또 하나의 매력이라면, 작가의 나이가 나와 그리 멀지 않아서 깨알같이 추억여행을 하게 되는 재미가 있다. 심지어 그 묘사와 상황이 너무 디테일해서, 마치 나의 옛날이야기를 같이 적어준 느낌이 들 정도다. 이런 부분들만 읽어도 재미가 쏠쏠하다는. 이런거 보면 왜 어른들이 옛날이야기 그렇게들 재미있게 하시는지 점점 더 공감하게 되는 느낌. 

 

밝은 밤》과 같은 장편의 긴 호흡도 너무 좋았는데, 다시 읽은 단편집은 또 그에 뒤지지 않게 더 좋았던 느낌이다. 심지어 내가 선호하지 않는 테마에 대해서도 최은영 작가의 펜을 거쳐서 읽게 되면 또 그게 재미있게 잘 읽히는 것 같다. 무슨 마법도 아니고. 원래도 좋았는데 점점 더 스며들어가게 하는 작가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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