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本]'s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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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Book Review

무라야마 유카 『별을 담은 배』

| Mashimaro | 2023. 2. 14. 10:47

 

 

 

 

 

내가 나오키상 받은 책은 왠만하면 찾아읽는데, 공교롭게도 이 책은 나오키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로 먼저 접한 책이 아니었다. 사실 연말 한국에 갔다가 서점에서 구입하게 된 책 중 《일본인 「위안부」》라는 책이 있었는데, 그 책을 읽는 중에 레퍼런스에 이 소설이 등장했다. 위안부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일본 소설책이라니. 거기다가 레퍼런스로 쓰일 정도라면 그래도 뭔가 객관적 혹은 디테일한 묘사가 있었다는 뜻일텐데, 그러한 의미에서 궁금해서 집어들고 읽게 된 책이다. 

 

그리고 나서 처음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처음엔 읽으면서 이게 뭔 이야기야..싶었다. 스토리가 지루해서 읽기 힘들고 그런 것은 절대 아니었는데, 술술 읽히기는 하지만 분위기가 너무 어둡고 계속해서 부정적으로 이어지는 소재들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급기야는 읽는 도중에 내가 이 책을 왜 골라서 읽기 시작했지?라며, 처음에 이 책을 집어든 목적도 까먹을 정도였다. 물론 나오키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도 잊었었던 것 같다. 

 

그래도 내용이 재미가없어서 못읽을 정도는 아니었기에 천천히 읽었는데, 역시나 마지막 챕터에서 모든걸 쏟아낸 느낌이다. 마지막 챕터에서는 주인공(그 전까지는 이 사람이 주인공인지에 대한 인식도 거의 없었지만)이 왜 그러한 행동을 했는지, 어째서 그러한 삶을 살아왔는지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그 원인은 그가 참전했던 전쟁에 있었고, 거기에서 만난 한국인 위안부 여성과의 에피소드도 중요한 부분으로 등장한다. 이때가 되어서야 내가 이 책을 읽기 시작한 이유를 다시 상기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물론 이 책의 마지막 챕터를 통해서 모든게 납득되지는 않았다. 어찌보면 합리화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고,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모든 행동들이 정당화 될 수는 없는 것들이니 말이다. 하지만 유독 요즘 접한 책들 중에서 전쟁을 통해 삶이 피폐해지고 정신적으로 고통을 겪는 참전군인들의 소재를 참 많이 읽게 되는 것 같다. 분명 엄청난 PTSD를 겪는 사람들일 것이다. 그리고 물론 평화롭게 살아온 우리들에게는 그러한 고통의 절반도 이해하지 못할 것도 분명하다. 참 딜레마의 부분인데, 생각해보니 아직도 그렇게 전쟁과 연관된 사람들이 존재한다는거.. 그리고 그러한 아버지, 삼촌, 할아버지들을 경험한 우리들의 삶도 분명 영향받은 부분들이 있다는거.. 결국 모든 악의 근원은 전쟁이지만, 그 전쟁조차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니.. 깊이 생각해보면 참 많은 이야기들을 할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결국 마지막까지 읽고나서 역시 나는 나오키상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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