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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Book Review

찰스 디킨스 『올리버 트위스트』

| Mashimaro | 2017. 9. 8. 10:39



    




디킨스옹의 올리버 트위스트를 다 읽었다. 전자책 카페에서 함께읽기를 시작하고, 덕분에 전자책으로도 완역본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구입하게 된 책이었다. 사실 찰스 디킨스의 책은 '크리스마스 캐럴' 조차도 완독하지 못하고 중간에 멈춰있었던 터라, 다 읽을 수 있을지 걱정이었었는데, 이 '올리버 트위스트'는 생각보다 술술 읽히는 책이었다. 마지막에 역자해설을 읽어보니, 디킨스의 책을 읽기 힘든것은 디킨스의 문장력이 딸리는 것이 아니라 번역의 문제라는 말에 어느정도 공감을 하게 된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작품을 더 읽어봐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 같지만, 적어도 이 작품에서는 통렬하게 비꼬면서 유쾌하기까지 한 디킨스의 문장력에 대해서는 논란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스토리에 대해서는 뭐랄까... 마치 우리나라 드라마 법칙을 따라가는 스토리라고나 할까? 좀 과장해서 이야기해보면, 결국은 출생의 비밀로 이어지는 인과응보의 치정극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만 치부하기에는 디킨스의 사회비판적인 시각과 그 시대를 너무도 구체적으로 묘사한 문장력을 보여주었기에, 같은 스토리라도 누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전혀 다른 가치의 작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디킨스 자신이 어린시절 빈곤층으로 고생했던 경험이 있어서였는지, 그 시절의 노동자 계급을 대변하는 작품을 통해서 독자들이 느꼈을 카타르시스는 상당했을 것 같다. 나 또한 실제로 이 작품을 통해서, 당시 영국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생생하게 느낄 수가 있어서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 정부는 공리주의에 근거한 '신빈민구제법'을 1834년에 발표해, 빈민을 쥐어짜고 노동력을 착취하며 죽음으로 몰아간다. 사람이 가난한 건 개인이 나태하고 무절제하기 때문이니, 최대한 잔인하게 취급해서 자립할 마음을 길러줘야 한다는 원리였다. 따라서 노동력만 있으면 구호대상이 아니고, 구호를 받으려면 구빈원에 들어가야 하며, 구빈원에서는 생활 수준을 최저로 유지하며 강제노동에 동원하니, 여기에 반발해 이리저리 떠도는 사람은 '부랑자 단속법'으로 교도소에 가두고 강제노역을 시켰다. _ 김옥수(역자해설) 



참 굉장한 논리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이 지금의 시대에 완전히 없어졌다 할 수도 없을뿐더러, 이 시대에도 새로운 명분들이 다양하게 창조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디킨스옹은 올리버 트위스트라는 순진무구함으로 대표되는 주인공을 통해서, 나름의 '초'현실적인 결말을 만들어 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줄곧 느끼게 된 것이었지만, 도대체 올리버의 외모가 얼마나 천사같았기에 도둑질에 연루되었을 때조차 그 외모를 보고 그의 억울함을 짐작할 수 있었을까 하는것이다. 아무래도 이러한 면이 디킨스 작품의 동화적인 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작품이 그의 초기작이니, 아직 개연성이 약한 설정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이것 또한 다른 작품을 더 읽어봐야 할 것 같다. 왠지 타이밍이 안맞아서 스킵했었던 '두 도시 이야기'를 읽어봐야만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럼 좀 더 디킨스의 매력에 빠질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으음, 그렇다면 자네는 정말 별난 친구야. 하지만 그 사람들은 이번 성탄절 직전 선거로 자네를 의회에 집어넣을 테니, 이렇게 갑작스럽게 마음을 바꾸고 태도를 바꾸는 건 정치인으로 살아갈 준비를 하는 데에 딱 어울린다고 할 수 있어. 정치인은 그렇거든. 그러니 미리 연습하는 것도 바람직해, 지위든 명성이든 재물이든 얻으려면 말이야."



하지만 범블은 마음에 방수처리를 한 터라 눈물이 파고들 여지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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