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파이브 초이스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으로 유명한 프랭클린코비사에서 새로 펴낸 책이다. 이전 작품인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라던가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 등에서 이야기 했던 것들을 업데이트 한 내용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 역시 맨날 바쁘다 바쁘다를 입에 달고 살고있는 사람 중에 한명이고, 또 시간관리나 플래너에 대해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 이전부터 GTD라든가 프랭클린 플래너, 크로노덱스(Chorodox) 등등.. 뭔가 유용해 보이는 것들은 죄다 시도해 보았던 것 같다. 지금은 나름의 다이어리 관리가 정착한 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간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전에 읽었던 『생각 정리를 위한 노트의 기술』이라는 책을 통해서는 기록이라는 것 자체가 남겨서 보관을 하기 위한 것만이 아닌 생각을 하는 하나의 사고의 흐름이라는 이야기를 강조했었다. 노트정리나 활용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던 나이긴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또 노트를 작성하는 그 과정 자체가 생각을 하는 과정이고 사고를 더 깊게 해주는 하나의 흐름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번에 『파이브 초이스』를 읽으면서 가장 크게 다가왔던 부분은 시간관리 매트릭스이다. Q1 ~ Q4의 4사분면으로 나누어서 설정한 다음 이 책의 모든 이야기가 시작된다. Q1은 필요성, Q2는 탁월한 생산성, Q3는 주의력 분산, Q4는 낭비에 해당하는 것으로 대부분의 이야기는 Q1과 Q2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이는 Q3과 Q4의 경우는 비교적 중요하지 않거나 급하지 않은 쪽에 속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줄곧 급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일인 Q2에 집중하라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우리가 가장 착각하기 쉬운 것이 Q1에 매달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확실히 내가 생각하기에도 중요하고 급한 Q1을 처리하기 위해서 전전긍긍하게 되고, 결국 그 일에 끌려다니게 되는 상황이 되기 일쑤다. Q2를 강조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보았을때 나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며, 마음에 평정심을 갖고 여유있게 시간을 관리할 수 있는 비결이라는 것이다. 확실히 책을 읽는 내내 이 부분이 가장 기억이 남았다. 그 이후로는 이 Q2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 해야하는 여러가지 방법들을 소개해주는 식으로 내용이 진행되었던 것 같다.
이 책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또 하나는 비유를 참 알기쉽게 잘 들었다는 것인데, 가장 와닿았던 예시가 바로 중요한 일과 비교적 덜 중요한 일을 큰 바위와 자갈에 비유했다는 것이다. 같은 용기에 큰 바위와 자갈을 같이 넣기 위해서는 바위 몇개를 포기하고 자갈을 더 넣기보다는 바위를 우선적으로 채워넣고 자갈은 어느정도 포기해도 된다는 논리였다. 이는 소중한 것에 먼저 우선순위를 두어야한다고 주장해왔던 프랭클린코비사의 여느때의 주장과 일맥상통한다고 생각된다.
중요한 일에 집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찮은 일에 정신을 팔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_ 스티븐 코비(Stephen Covey)
한 여성은 이렇게 말했다. "모든 것을 잘할 수 있다는 것은 미신입니다. 그럴 수 없어요. 하지만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어떻게 해서라도 시간을 내서 해야 합니다."
사실 요즘 논문도 진행이 잘 안되고, 일을 미뤄가는 습관도 여전하고, 무언가 답답한 상황에서 이 책을 읽게 됐다. 답답한 내 상황에서 상당히 자극이 되는 부분들이 많았고, 전달하는 메시지가 심플하고 알아듣기 쉬워서 더 좋았던 것 같다. 뒷부분에 나오는 이야기들이 어느정도 이미 알고있고, 또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부분들도 많았는데,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라 하더라도 책의 서두에서 제시해 준 전제때문에 뒷부분의 내용이 여느때보다도 더 설득력있게 다가왔던 것 같다. 나 개인에게도 적용할 수 있고, 또 조직이나 공동체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조금씩 적용해보면서 시간관리를 체계적으로 습관화 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 코비사의 방법이 완전히 베스트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조금씩 나에게 맞는 패턴을 발견하기 위해서라도 조금씩 적용해 보려고 한다.
요즘은 끊임없이 쏟아져 들어오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여기저기로 주의를 빼앗기다 보면 딱히 한 일도 없이 하루가 지나가버린 것을 알게 된다. 이 세상 어디에서나 누구라도 마음만 먹으면 우리의 디지털 수신함에 뭔가를 떨어트리고 '노(No)'라는 대답이라도 하도록 만들 수 있다. 결국ㅈ 정신없이 바쁘게 일하는 것처럼 보여도 정작 중요한 엘에 사용해야 하는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중요한 일에 집중해서 최선을 다하는 것은 고사하고 제시간에(간신히!) 일을 마치는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여기게 되었다.
결론은 장시간 뭔가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은 일이 되었다는 것이다.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저절로 되지 않는다. 에너지를 투자해야 한다. 이것은 단지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라 생물학적이고 신경학적인 사실이다. 주의를 집중하려면 노력이 필요하므로 우리의 뇌는 중요하지 않은 것에 한눈 팔기가 훨씬 쉽다. 우리의 정신은 잠시라도 방심을 하면 이런저런 식으로 자극하고 방해하는 것에 쏠릴 수 있고, 그래서 정말 의미 있는 것들, 우리의 시간과 삶과 관계를 탁월하게 만들어주는 것들을 놓칠 수 있다.
3사분면(Q3)에 속하는 일은 급하지만 중요하지 않다. 급하고 당장 해야 할 것 같지만 하지 않아도 중대한 결과는 일어나지 않는다. 불필요한 방해, 불필요한 보고, 일과 무관한 미팅, 다른 사람들의 사소한 문제들, 중요하지 않은 이메일, 업무, 통화, SNS 등이 여기에 속한다. 많은 사람이 Q3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Q1에 있는 줄로 착각한다. 하지만 단지 들어오는 것에 반응을 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면서 바쁘게 움직이면 뭔가를 성취하는 것이라고 잘못 생각한다.
더욱 섬뜩한 사실은 바쁨이 우리의 가치를 말해주는 사회적이고 심리적인 언어가 되었다는 것이다.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 어떻게 지내는지 물어보라. 그들은 십중팔구 이렇게 말할 것이다. "정신없이 바쁩니다. 당신은 어떠세요?" 그러면 당신은 이렇게 대답한다. "아, 그렇죠. 저도 일에 치어서 삽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서로를 이해한다는 듯이 함께 고개를 끄덕이며 우리 문화에서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인정하는 의식을 주고받는다.
"나는 시간에 쫓길 때 가장 일이 잘돼요!"라고 말할 때 이 말의 실제 의미는 우리 스스로 어떤 일에 계속 정신을 집중할 수 없기 때문에 바쁨이 주는 자극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내면의 동기를 외부 압력에 의존해서 우리 스스로 시간에 쫓기는 위기 상태를 만들어낸다. 문제는 그런 상태에서는 사실 일을 특별히 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열심히 해서 결국 일을 끝낼 수는 있겠지만 최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고차원적 사고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아직 시간이 충분히 남아 있을 때 주의를 집중해서 일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미루는 습관은 많은 사람이 자청해서 Q2 시간을 빼앗기는 원인이 된다. 마감 시간까지 일을 미루는 이유는 때로 내적 동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아니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나 진행 방식에 확신을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감 시간을 지키지 못했을 때 오는 결과에 대한 두려움이 등을 떠밀 때까지 기다린다. 어떤 일은(건강을 돌보고 운동을 하는 것처럼 중요한 일도) 몇 년이나 몇십 년을 미루다가 진짜 위기가 닥치면 그때야 정신을 차리기도 한다.
만족스러운 삶을 창조하는 문제에서는 열정이 매우 중요하다. 베스트셀러 『드라이브(Drive)』의 작가인 다니엘 핑크(Daniel Pink)는 이렇게 말한다. 연구들은 높은 성취를 이루는 비밀이 생물학적 욕구나 상벌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우리 내면 깊은 곳에는 우리 스슷로 삶을 이끌어가고, 능력을 확장하고, 의미 있는 기여를 하고자 하는 제3의 욕망이 자리 잡고 있다. 다른 연구에서도 목적이 분명하고 확고하면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업무 수행이 향상되고 활력이 증진되면서 지치지 않고 일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시스템의 단점은 쏟아져 들어오는 자갈에 중요한 정보가 묻혀버리기 쉽다는 것이다. 만일 의식적이고 의도적이 되지 않으면 멈추지 않고 들어오는 정보의 홍수가 우리를 산 채로 묻어버릴 것이다. 결국 우리의 작업 환경은 숨 막히는 디지털 잡동사니로 가득한 황무지가 된다.
한 연구에서는 17시간에서 19시간 동안 깨어 있으면 혈중알코올농도 0.05퍼센트인 상태와 유사하게 테스트에 대한 반응 속도가 50퍼센트까지 느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잠을 자지 않고 더 오랜 시간을 보낸 후에는 혈중알코올농도 0.1퍼센트의 상태와 같아졌다. 결국 잠이 부족한 상태로 출근하는 것은 술에 취한 채로 일하러 가는 것과 같다.
부정적인 생각이 떠오를 때 그것을 글로 적는 것은 반응하는 뇌를 끄고 생각하는 뇌를 활성화시키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생각하는 뇌를 작동해보면 현실은 반응하는 뇌가 상상하는 것처럼 그렇게 나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아니면 적어도 보다 적절하게 대처하는 나은 방법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하루하루를 보내는 방식이 곧 인생을 보내는 방식이다. _ 애니 딜라드(Annie Dillard)
'공감'과 '댓글'이 큰 힘이 됩니다.
'Books > Book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카기 나오코 『혼자 살아보니 괜찮아』 (0) | 2017.06.16 |
---|---|
프로데 그뤼텐 『이케아 사장을 납치한 하롤드 영감』 (0) | 2017.06.13 |
강원국 『대통령의 글쓰기』 (0) | 2017.05.23 |
기욤 뮈소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0) | 2017.05.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