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本]'s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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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Book Review

장두현 『블로그의 신』

| Mashimaro | 2017. 3. 25. 17:19






우연히 나의 리더기로 굴러들어온 책이라 읽게 되었는데, 개인적으로 딱 블로그를 이전한 시기라서 나름 더 잘 읽힌 면도 있는 것 같다. 

사실 블로그라는 것이, 굉장히 전문적으로 쓰고 관리하시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나처럼 거의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블로그라는 개념도 모르던 시절에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시작으로 지인들과 연락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이후에 싸이월드 블로그로 옮기면서 조금더 큰 화면에서 이것저것 꾸며보고 했었던 기억이 난다. 뭐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대세에 따라서 트위터나 페이스북, 요즘에는 카카오스토리나 인스타그램 등에서도 이것저것 많이 올려가며, 철새 이동하듯이 지인들과 함께 여기저기로 옮겨다녔다. 물론 그러한 SNS는 현재도 사용중이고, 그래도 요즘엔 나름 용도별, 관계별로 나누어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외국에 나와서 생활하고 있는 나로서는 SNS가 하나의 연락수단이 되기도 하고, 가족들에게 나의 일상을 보고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상당시간을 SNS를 중심으로 사용하면서 느낀 것이, 내 글이 점점 짧아진다는 것이었다. 글이 짧아지는 것이야 무슨 문제가 있겠냐만은, 글이 짧아지다보니 내 생각자체가 단순해지는 느낌, 혹은 생각을 하다가 중간이 귀찮아서 끊어버리고 적당한 선에서 정리를 해버리는 느낌이 나 스스로 들었다. 물론, 대부분 주저리주저리 하며 쓰는 사적인 내용이 대부분이고, 대단한 어떠한 글을 쓰는 것은 아니지만, 뭐랄까? 그러한 것들 조차도 이전보다 조금 대충하는 느낌이 들었다. 친구들이나 지인들을 만나서 수다라도 떤다면 그러한 부분이 해소가 되었을지 모르겠지만, 해외에 나와서 혼자 지내다보니, 한국어로 수다를 떨고, 내 생각을 말 쏟아내는 그러한 기회가 줄어들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다시 시작하게 된 것이 네이버 블로그였다. 그냥 만들기만 하면 되는 블로그였으니, 어렵지않게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러면서 읽은 책의 리뷰도 쓰기 시작하고, 내가 좋아하는 문구류에 대한 활용이나 느낌등을 적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같은 관심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알게되었고, 블로그를 통해서 소통하게 되면서 웹상에서의 친구들도 나름 생겼다. SNS에서 실질적인 지인들을 통해 사귀어왔던 사람들과는 달리, 같은 관심사를 갖고 있거나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들을 만나는것도 하나의 즐거운 일이 되었다. 


최근에 블로그를 이전하게 되면서 이렇게 저렇게 나름 설정을 바꿔보기도 하고, 또 이전에 썼던 글들을 옮겨오기도 하면서 블로그라는 것 자체에 관심을 좀 갖게되었다. 그러다보니 이 책도 읽게되었던 것인데, 저자는 블로그를 전문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사람이다. 소재자체가 특이하게도 블로그에 대한 팁을 주는 블로그이다. 아마 그러다보니 이러한 책까지 쓰게 되었겠지. 물론 아는 내용들도 참 많이 적혀있다. 그리고 나름 검색해가며 배워갔던 내용들도 담겨있었다. 아마도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느끼는 것은, 이분 블로그 한번 들어가봐야겠네..가 아닐까 싶다. 사실 난 전문블로거는 아니고, 단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나 나에 대한 기록을 남겨놓으려는 것 뿐인 개인블로거이다. 그리고, 그럼에도 내 블로그를 구독하고 있었던 사람들이 100명이 넘었다는 걸 알게됐다. 블로그를 옮기면서 아직까지도 조금 아쉬운것이, 그래도 내 블로그를 찾아왔던 사람들과 계속 연결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보 하나를 알게되어서, 이전 블로그 시스템의 이웃을 연결하는 배너를 달 수 있다는 걸 알게되서 실전에 옮겨보게 된 것이 어쩌면 하나의 수확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블로그에 대한 팁이나, 실제 블로그를 운영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할때 분명 좋은 도움이 될 수 있는 책 같다. 하지만, 또 뒤집어서 생각해보면 이러한 팁은 저자의 블로그를 통해서나, 혹은 검색을 통해서도 어느정도 충분히 알게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내가 이러한 내용을 '굳이' 책으로 읽으면서 느끼게 되었던 것은, 오히려 '블로그' 그 자체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된게 아닐까 싶다. 나는 왜 블로그를 하고 있고, 또 그것을 통해서 무엇을 기대하는 것일까. 그리고 이것은 내 블로그를 찾아오는 다른사람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일까? 검색하던 정보와는 전혀 쓸모없는 페이지에 들어오게 되어서 오히려 짜증을 유발하는 블로그는 아닐까? 등등에 여러가지 생각을 해보게 됐다. 하지만, 이러한 것도 계속 해가다보면 나름 나만의 기준이 생기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요즘처럼 블로그가 홍수처럼 쏟아져서 하나의 정보의 장을 만들어가게 되다보니, 쉽게 만든 블로그라고 하더라도 하나의 컨텐츠를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의식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은 하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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