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本]'s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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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Book Review

조설근, 고악 『홍루몽 12』

| Mashimaro | 2021. 5. 3. 16:02

 

 




결국 애증의 《홍루몽》을 모두 다 읽었다. 읽으면서 이게 도대체 왜 중국을 대표하는 고전이 된 것일까... 도교적 세계관을 얼마나 공부해야 이 책을 이해할 수 있을까.. 내가 너무 얕은 독서를 해서 이 책의 진가를 못알아 보는 것인가... 등등. 진짜 많은 고민에 빠지게 했던 작품이었다. 결국 책은 다 읽었고, 작가는 나름 막장드라마를 잘 정리해서 끝내려고 노력한 것 같은 느낌도 있다. 물론 그렇다고 다 정리된 느낌이 든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초반에 한시때문에 적응 못하고 포기하려는 시기가 있었고, 이후에는 다시 본연의 막장(?) 스토리라 돌아왔기 때문에, 사실 읽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오히려 흥미진진했을 정도. ㅎㅎ 문제는 내가 이 작품 속에서 너무 많은 의미를 찾으려고 했던 것이 오히려 책을 읽는데에 장애물이 되었던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사실 막장 스토리를 동반한 이야기 자체는 계속 그렇게 흘러가겠지 싶었다. 가장 궁금했던 것은 과연 결말을 어떻게 내려고 그러나... 했던 것인데, 이런 결말일 줄이야. 이렇게 급작스럽고 허무하고 간단하게 끝낼 수 있는 방법이 있었구나.. 싶었다. 솔직히 예상을 아주 못했던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그래도 나름 시작과 끝을 잘 꿰어서 설정이 유지될 수 있었다는 점은 납득. 하지만 뭔가 허무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과정들 속에 분명 내가 찾아내지 못한 중국인들의 마음을 빼앗은 무언가가 있었겠지..

다 읽고나서도 결국 처음 설정 그래도 가보옥이 주인공은 맞았다. 가보옥으로 시작해서 가보옥으로 끝나는 스토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물론 왜 보옥이가 마지막에 나타나서 인사를 하고 떠난 인물이 아버지 가정이었을까.. 하는 점은 아직까지도 궁금한 부분이긴 하다. 보옥이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긴 하지만, 다 읽고나서 인상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은 이 소설의 다른 주인공들이 여성들이라는 점이다. 사실 처음에는 보옥이가 왜 여자를 이리도 좋아할까.. 참 철없이 여자들 틈에서만 계속 있고싶어한다.. 라는 인상이 참 강했는데, 주인공을 그러한 위치에 놓음으로서 영국부와 녕국부 안에 있는 모든 여성들을 집중적으로 다뤄준다. 주도적으로 활약했던 왕희봉은 물론이고, 보옥이의 배우자로 초반부터 계속 중점적으로 그려지고있는 임대옥과 설보채, 그리고 마지막까지 나에게 인상적으로 남아있던 습인과 평아 등. 생각보다 이 작품은 남성보다는 여성을 중심으로 그려진 소설이라는 점이 이제서야 눈에 띄었고, 또 흥미로웠던 것 같다. 어쨌든 12권의 대장정이 끝났으니, 《홍루몽》이라는 작품에 대한 후기들을 좀 뒤져보면서 내가 놓친 이야기들, 의미들을 한번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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