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本]'s World

'HONG[本]'은 일본어로 '책'이라는 뜻입니다.

Books/Book Review

김재주 『어쩌다 히키코모리, 얼떨결에 10년』

| Mashimaro | 2020. 1. 13. 11:45






사실 제목과 표지 등을 리디셀렉트에서 보고 가볍게 집어 든 책이었다. 표지에 그려진 그림도 뭔가 어려운 내용은 아닌듯 했으므로 진지한 책으로 부터 도망치고 싶었을 때에 읽기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가장 먼저 읽기 시작한 것이 목욕탕 안에서 전자책리더기를 통해서였다. 물론 작가가 짧막짧막한 에피소드를 에세이 형식으로 썼기 때문에 내용상 어렵지 않게 쉽게쉽게 읽을 수 있다. 하지만 계속 읽으면서 느끼게 된 것이지만, 가볍게 혹은 농담처럼 툭툭 던지는 작가 자신은 참 힘든시간을 보냈구나..라는 것이 많이 전달되어 왔다. 


히키코모리라는 용어, 이 모든것을 우리는 오타쿠, 혹은 패배자, 은둔자...처럼 마음대로 해석하고 있지는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도 그러하고, 또 이 모든 범주에 넣어버림으로 인해 우리는 그들을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단지 부적응자 패배자라는 생각이 은연중에 깔려있었는 지도 모른다. 물론 어떠한 성공자라고는 말할 수 없겠다. 그러나 누구도 우리들만의 잣대로 그들을 함부로 이야기할 수도 없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김재주 작가는 10년동안의 시간들로부터 조금씩 변화를 가지고 있다. 강연을 하고싶다는 꿈이 있다고도 했다. 그가 10년 동안이나 방안 혹은 집 안에 틀어박힐 수 밖에 없었던 것을 모두 사회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에게 100% 문제가 있어, 혹은 일반적이지 않은 것은 잘못된 것이야..라는 시각은 적어도 버릴 수 있어야 하는 시대, 혹은 우리가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적어도 그가 어떠한 모습이었던 간에, 그의 삶을 통해서 그리고 그의 한마디 말을 통해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들은 분명히 있다. 





“전 별거 있는 사람입니다. 히키코모리라고요! 이런 저를 통해 무언가를 깨닫고, 배울 게 있다면 억지로라도 배우세요. 제가 하고자 하는 말을 멋대로 멋지게 해석해주세요. 어떤 단어나 말에서 깨달음을 얻는다면, 그것을 절대 놓치지 말고 메모라도 해 가세요. 저는 저만의 사소한 조각들의 총합입니다!”


해보면 안다. 왜 진작 이러지 못했을까? 후회가 될 정도로 말이다. 나와라. 나오면 안다. 왜 진작 나오지 못했을까? 후회가 될 정도로 말이다.


실패에 무릎 꿇으면 실패로 끝나지만, 다시 일어선다면 성공을 향한 성장이 될 것이다. 다만 중요한 것은 그 누구도 일으켜 세워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힘내라고 응원해줄 수는 있다. 하지만 결국 일어서는 힘은 자신의 의지와 결단, 용기가 합쳐질 때 가능하다.


나는 그들보다도 어리다. 내가 가진 것은 그뿐이지만, 힘이 났다. 늘 어차피 늦은 인생이라고만 생각했다. 그 대화에서 진심과 부끄러움을 동시에 느꼈다. ‘누군가보다는 뒤처졌지만, 누군가에게는 부러운 나이일 수도 있구나.’


나는 지금까지도 운전할 때마다 선임의 이 짧고 강력한 말을 떠올린다. 늘 안전이 먼저다. 늦든 말든 상관없다. 늘 사람이 먼저다. 지금도 이런 마음으로 글을 운전 중이다. 이 책에 탄 그대의 희망이 위험하지 않게….




'공감'과 '댓글'이 큰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