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本]'s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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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Book Review

도널드 P. 라이언 『이집트에서 24시간 살아보기』

| Mashimaro | 2020. 1. 15. 22:11






나의 전공은 고고학이다. 물론 이집트고고학은 아니다. 선사시대를 전공하고 있기 때문에 국가형성이라든지 복잡한 역사고고학과는 조금 성격이 다르다. 오히려 지질학이나 고인류학쪽에 더 가깝다고나 할까? 그런 내가 이집트여행을 가게 되었다. 이집트고고학을 전공하는 선배가 해설도 해준다고 하고, 또 같은 고고학분야이기는 하지만 역시나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아프리카지역을 갈 가능성은 있어도 이집트에 갈 기회는 적겠구나 싶어서 과감하게 이집트여행을 결정했다. 그러고나니 가기전에 공부는 좀 해야겠고, 워낙에 배경지식은 거의 전무하다고 할 수 있기에 선배가 추천해 준 책들과 자료를 보기로 했다. 자료들 중에 출판된 책과 관련해서는 4권정도가 있었는데, 그 중에서 전자책으로 출간된 책은 이것밖에 없었기에 일단 이 책을 먼저 읽어보기로 했다. 


사실 이런 시리즈가 있는 줄도 몰랐는데, '고대 문명에서 24시간 살아보기'라는 시리즈의 이집트 편이었다. 특징이라면 일단 비전문가가 굉장히 읽기 쉽다는 것. 그리고 당시의 일상으로 우리를 끌고 들어간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읽고나서 가장 크게 느낀점은 굉장히 잘 쓰여진 책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고고학이 사학과 가장 크게 구분되는 점이라면 역시 방법론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문헌기록 등이 중심이 되는 사학에 비해, 물건이 중심자료가 되는 것이 고고학이다. 그러하다보니 중앙집권적인 기록 이외에도 일반적인 삶, 생활을 중심으로도 서술할 수 있는 것이 고고학의 특징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한 점에서 이 책은 고고학의 이런 특징을 아주 잘 살려낸 책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무엇보다 우리를 그들의 일상으로 끌어들인다는 점. 고대 이집트의 생활을 메인 시점으로 서술한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었고 또 이해하기 쉬웠다. 


이집트라는 주제 자체도 매력적이기는 하지만, 솔직히 나는 이 시리즈 자체에 크게 감동한 것 같다. 아무래도 이집트편 이외에 다른 편들도 찾아봐야할 것 같은 느낌이다. 사실 전문적인 지식을 일반서적으로 그것도 재미있게 풀어내기는 정말 쉽지가 않은데, 이 책은 여러가지 의미로 나에게 신선한 자극을 준 것 같아서 너무 좋았다. 





고대 이집트 건축물은 대부분 진흙 벽돌로 만들어져 지난 수세기를 거치는 동안 살아남지 못했다. 진흙 벽돌은 시간에 따라 풍화되고 부서지기 때문이다. 특히 나일강이 범람하는 시기에 건축물이 물에 잠기면 완전히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돌로 만들어진 신전과 무덤만이 현재까지 남아있게 되었다. 이것이 이집트에 신전과 무덤 외에 다른 건축물이 남아있지 않은 이유다. 따라서 현존하는 건축물만 보고 이집트인들이 종교와 죽음에만 집착했다는 섣부른 결론을 내려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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