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本]'s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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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Book Review

요시카와 에이지 『대망 16』

| Mashimaro | 2019. 12. 28. 23:30






정말 오랜 잠수끝에 대망을 다시 잡고 읽기 시작했다. 워낙 오랜만에 다시 읽기 시작해서 이전 스토리를 떠올리는데도 꽤 힘이 들었다. 대망 16권에서 요시카와 에이지가 그리는 노부나가 사후의 이야기는 확실히 야마오카 소하치의 서술보다는 지루하지 않았던 것 같다. 16권은 그 많은 사건들을 집약해놓은 권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분량상으로도 대망 17권에서 도요토미 히데요시편이 종료되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혼노사의 변 이후, 아케치 미쓰히데와의 대립을 시작으로 시바타 가쓰이에와의 줄타기, 결국 시즈가타케 전투까지 이어지는 분량을 모두 16권에 담았다고 해야할 것 같다. 아마도 그래서 비교적 덜 지루했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13권에서 시작하는 요시카와 에이지의 도요토미 히데요시편을 읽으면서, 생각보다 자세히 서술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히데요시에 관련된 내용을 집중해서 다루고 다른부분은 조금 더 러프하게 다루는 느낌이다. 아무래도 이 시리즈가 다음권에서 끝난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17권 또한 많은 부분들을 스킵할 가능성도 보인다. 


사실 이번 16권을 읽으면서는 공교롭게도 읽는 도중에 오사카성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덕분에 소설에 더 생생하게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뭐 결과적으로는 히데요시 시절의 오사카성 보다는 이에야스가 새로 개축한 오사카성이 규모면에서도 더 크긴 했지만, 어쨌든 그것은 이후의 일이니까. 오사카성은 꽤 좋았지만, 천수각 내의 전시는 생각보다 새롭지는 않았다. 오히려 관련 소설등이 더 알기쉽고 자세하게 기록된 느낌이랄까? 관련 유물 이외에는 전국시대 마니아가 좋아할 만한 컨텐츠 정도였던것 같다. 

어쨌든 오사카성과는 별개로, 이번 16권에 대해서는 별점을 반개 줄었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16권에서 유독 히데요시 칭송이 극에 달한 느낌이었다. 뭐 히데요시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이라기 보다는, 작가의 맹목적으로 편중된 시각과 표현이 눈에 띄어서 나름 반감이 생겼던 것 같다. 더군다나 번역 면에서도 유독 이전권들과 통일되지 않은 인명이나 표현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어쨌든 16권은 여러가지 의미로 조금 불편했던 부분이었던 것 같다. 




“뭣이? 명색이 서사인데, 그런 무식을 드러낸 서면이 남아서는 수치가 된다고? ……하하하. 유키! 그대는 자신의 필적이 천 년쯤은 후세에 남으리라고 생각하나? 안심해라. 그대쯤의 필적은 아마 백년도 안가리라. 살아 있는 동안이나 갈 수 있을까? ……다행히 도도히 흘러가는 세상은 소용이 없어진 필적 같은 것은 금방 먼지처럼 씻어버리고 아무 것도 남겨 두지 않는 거야.”

“그대처럼 다이고 한 자를 가지고 이렇게 쓰던가, 저렇게 쓰던가 하여 기웃거리고 붓끝을 핥고 있고 하다가는 오늘날과 같이 세월도 세정도 수레바퀴처럼 순식간에 변해가는 세상에 목숨에도 한도가 있는 몸을 가지고 대체 얼마만큼이나 일을 할 수 있겠나? 이 히데요시에게는 도저히 그런 여가는 없다. 醍醐라고 써야 할 대목을 大五라고 썼대도 편지를 받은 쪽에서는 대개 앞뒤와 비추어 보아, 용건을 짐작할 수 있을 게 아닌가?……그러면 되는 거다. 지금과 같은 세상에선 말이야.”

다년간 전진(戰陣) 또 전진에서 주인 히데요시 자신부터가 공부다운 공부를 할 여유가 없었다. 병서, 국학, 도의에 관한 책 같은 것은 가끔 손에 잡아도, 그것은 모두 전진의 등불 밑이나 적의 코앞에서였다. 그의 시동들이 어지러운 시대에 오늘에 이른 교학 과정도 또한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히데요시를 비롯하여 모두들 서투르지만 시도 어지간히 지을 줄 알고 서예도 남들만큼은 할 수 있다. 생각 건데, 그들의 학문은 책상이라는 것을 모르고 그저 생사의 기로에 선 생명을 거울로 인간세태의 현실을 배우고, 천지자연을 스승으로 터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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