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本]'s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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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Book Review

조르주 심농 『갈레 씨, 홀로 죽다』

| Mashimaro | 2018. 2. 23. 23:37






매그레 시리즈의 첫번째 작품인 『수상한 라트비아인』을 읽은지가 언젠데.. 정말 오랜만에 매그레 시리즈로 돌아왔다. 이미 읽기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이야말로 매그레 시리즈의 성격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해서 기대도 많이 하면서 읽었던 것 같다. 일단 첫번째 작품보다 흡입력이 있었고, 한번 집중해서 읽기 시작하니까 푹 빠져서 주욱 이어서 읽게 됐다. 사실 이 작품 역시 긴장감이 넘치거나 엄청난 반전이 숨어있는 것은 아니다. 물론 반전이 있기는 하지만.. 오히려 긴장감은 전혀 없이 잔잔하게 진행되는 느낌이 강했다. 그래서 그런가? 책을 다 읽은 이후에도 추리소설을 끝낸 카타르시스나 개운함 보다는 씁쓸함과 슬픔이 남는 묘한 작품이 되었다. 그리고, 아무래도 이러한 부분이 매그레 반장의 캐릭터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작품이 감정적으로 오랜 여운이 남는 이유로는 주인공인 갈레 씨의 스토리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내가 느낀 이유는 아무래도 책을 읽는 독자의 시선이 매그레 반장의 시선을 따라가서이지 않나 싶다. 『수상한 라트비아인』이 맛보기 정도였다고 한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처음부터 매그레 반장의 생각과 감정을 따라가는 전개가 되어있는 것 같다. 수사를 하면서 느끼는 감정적인 부분, 답답한 부분, 미묘하게 찝찝한 느낌 등 매그레 반장이 느끼는 생각들을 여과없이 표현해준다. 이미 초반부터 매반장의 생각속으로 깊게 이입되어 있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그래서인가? 마지막에 매반장의 고민과 판단에 공감할 수 있었고, 또 그랬기에 이 이야기와 결말이 더 슬프고 속상한 느낌이었던 것 같다.


조르주 심농의 이름으로 이러한 작품을 두번째로 발표했으니, 매반장 시리즈의 팬이 생길만 하다. 나 역시도 1편에서 느낀 매력이 약간 뜨뜻미지근 했다면, 이번 편을 통해서는 매반장님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1편에서 느낀 것 처럼 그가 따뜻한 사람이라는 것만은 확실히 증명된 것 같다. 아니, 그냥 따뜻한 사람이라기보다, 오히려 감정적인 대사를 막 쏟아내는 그런 주인공이다. 마치 없던 동정심도 생길 것 같이 말이다. 냉정해야 할 것 같은 반장님이 이런 캐릭터라니.. 이런 분위기라면 이 시리즈도 좀 더 힘내서 달려볼 수 있을 것 같다. 





"여보슈, 그 여자를 그렇게 사랑했소?"



왜냐, 이 이야기 가운데 뭔가가 삐걱거린다고 너무도 오래전부터 느끼고 있었거든.... 자, 내가 하는 말이 이해가 잘 안 되더라도 그냥 들으시오! ... 물질적인 단서들을 모아 놓았을 때 사실들이 단순해지기는 커녕 오히려 흐릿해진다면, 그것은 그 단서들이 조작되었다는 뜻이지....



그는 여전히 서서, 한 곳을 응시하고 있었죠. 마치 무언가를 기다리는 사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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