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本]'s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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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Book Review

알 리스, 잭 트라우트 『마케팅 불변의 법칙』

| Mashimaro | 2023. 9. 26. 14:17

 

 

 

오랜만에 동생이 회사에서 읽는 책을 따라읽었다. 솔직히 마케팅이라고 하면 나와 거의 상관없는 단어와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또 전자제품이나 문구류, 책 등을 좋아하는 한 사람의 맥시멀리스트 소비자로서, 기업의 마케팅이라고 하는 것은 나와도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그래서 상관은 없지만 조금은 관심이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이 책은 펼치자마자 약간의 찬사가 쏟아지는 전형적인 오래 전 책 중 하나인데, 기본적으로 나는 이러한 책의 시작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이것도 마케팅이라면 마케팅일텐데... 나같은 독자를 타켓으로 쓰진 않았을 터이니 일단 그냥 넘어가기로 한다. ㅎㅎ 어쨌든 중요한 것은 이 책이 최근에 나온 책은 아니라는 점이다. 알라딘 정보를 보니 원제(The 22 Immutable Laws of Marketing)로 나온 시기는 1993년인 것 같고, 이 책의 홍보문구에도 15년 만에 새로운 번역판으로 출간되었다고 하는 것 같다. 그러니 사실 꽤 오래된 책인데, 아무래도 '마케팅'이라는 트렌드가 중요한 영역에서 예전 책을 그대로 읽는 셈이니 분명 마음에 차지 않는 내용이 있기는 하다. 심지어 마케팅 '불변'의 법칙이라니... 어찌보면 말도 안되는 표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여전히 읽힐 수 있고 15년 만에 새로운 번역본을 낼 정도라는 것은, 정말 '불변'까지는 아니더라도 시대와 트렌드라는 기변성 안에서도 비교적 여전히 통용되는 원칙들을 제시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내용들을 고스란히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실 이 책은 매우 술술 잘 읽힌다. 어려운 내용이 없고, 또 그만큼 납득이 가는 내용들도 있다. 워낙에 각 원칙들을 실질적인 예시와 함께 짧게 서술해 놓은 터라, 책을 읽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다. 문제는 이 많은 원칙들이 모두 보편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각 상황에 맞춰서 선별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22개의 원칙들을 모두 다 함께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기업에서는 또는 어떠한 상품에서는 몇 개의 법칙을 중심으로 적절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한 면에서 텍스트같은 책이라고 할 수 있으나, 어떠한 면에서는 틀만 잡아주고 있기 때문에 깊이 면에서는 잘 모르겠다. 전문가들을 위한 서적이라기보다는 마케팅 입문서 같은 느낌이 강했던 것 같다. 

 

무엇보다 예전 책이기 때문에 정보가 오래되었다는 점과, 이러한 책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단정적인 말투들이 조금 거슬리긴 했다. 뭐 이건 내가 인문학영역에 걸쳐있는 연구자이기 때문에 더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어떤 산업이든 학문의 영역이든 단정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심지어 미래를 예측하는 부분에서 비판적은 스탠스를 취했던 저자가 정작 책속에서는 단정적인 말투를 쓸 수 있다는 것은 조금 모순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마케팅에서 가장 기본적인것은 상품의 퀄리티보다도 소비자의 인식, 기억이라는 것과, 업계의 최초 혹은 1위를 선점했을 때와 그것을 뒤집고 싶어하는 2위의 전략 등 알기쉬운 예로 설명해나가는 것 등은 마케팅의 기본을 이해하는데 꽤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또 하지만, 현재 4차산업이나 플랫폼 산업들의 예를 보면 얼마나 트렌드를 긴밀하게 읽어내고, 소비자와 쌍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한지를 우리가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이 책에서 제시된 불변(?)의 법칙 22개 이외에 지금 시대를 반영하는 새로운 법칙들을 '유기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라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해본다. 

 

 

 

"미국의 거대기업들에 대해 미국인들은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존 케네스 갈브레이스 John Kenneth Galbraith,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는 사람들이 기업의 '힘'을 두려워한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오늘날, 사람들은 기업의 '무능함'을 두려워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주의사항 한 가지가 있다. '정직의 법칙'은 아주 신중하게, 그리고 아주 기술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먼저, 당신의 부정적인 면은 부정적인 것이라고 널리 인식되어 있어, 소비자의 마음속에서 즉각적인 동의를 얻어낼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그 부정성이 즉각 용인되지 못하면 당신의 소비자들은 혼란을 느끼고 의아스럽게 생각할 것이다. 

"이게 다 무슨 이야기지?"

그리고 부정을 인정한 다음에는 재빨리 '긍정'으로 돌려놓아야 한다. '정직'의 목적은 사과하려는 게 아니다. '정직'의 목적은 당신이 소비자를 설득할 '혜택'을 구축하려는 것이다. 

 

다음으로 쳐내야 할 것은 무수한 회의들이다. 이야기를 전해들을 게 아니라 직접 나가서 둘러보라. 

 

이런 예측 행위는 '예측 불가의 법칙'에 위배된다. 제아무리 <월스트리트저널>의 날고뛰는 기자라도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당신이 예측할 수 있는 유일한 대변혁은 이미 그 변화가 시작된 것들뿐이다. 

 

유행이 바다에 이는 파도라면 트렌드는 조류다. 유행은 많은 과장이 더해지지만 트렌드는 거의 그런 경우가 없다. 

파도와 마찬가지로, 유행은 눈에 잘 보이지만 상승과 하락의 속도가 매우 급하다. 조류와 마찬가지로, 트렌드는 눈으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갖는 힘이 매우 크다. 

유행은 단기적 현상으로 이윤을 낼 수는 있지만, 회사를 위해 꾸준한 수익성을 보장해줄 정도로 장기간 지속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기업들은 유행을 트렌드로 착각하고 그에 대비하는 데만 주력한다. 그러다 결국 과도한 인력, 고가의 제조 설비, 성급한 유통 네트워크 구축이라는 문제에 봉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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