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本]'s World

'HONG[本]'은 일본어로 '책'이라는 뜻입니다.

Books/Book Review

히가시노 게이고 『백조와 박쥐』

| Mashimaro | 2021. 11. 6. 02:47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은 대체적으로 재미있고 빨리 읽히기도 하지만, 또 그렇다고 열심히 찾아읽게 되지는 않는다. 재미는 있지만 임팩트가 그리 강하지는 않다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공장장이라는 별명이 붙어있을 정도로 다작을 하는 것도 하나의 이유일 수 있겠다. 워낙에 작품을 쏟아내다보니, 그만큼 희소성이 줄어서 더 그럴 수도 있겟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그래서 아주 많은 작품을 찾아읽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친구의 매우 강력한 추천으로 이 책을 찾아읽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참 재미있게 읽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분량이 꽤 길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게 물리적으로 정말 긴 작품인지, 아니면 내가 체감상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타 다른 작품들과는 다르게 이 작품을 하루만에 뚝딱 읽지는 못했다. 하지만 결코 재미가 없어서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는 것. 작품이 짜임새도 있고, 질리지도 않으면서, 흡입력있고 재미있게 풀어갔다고 생각한다. 

 

이번 작품 역시 여느때의 히가시노 게이고처럼 사람들의 사연이나 캐릭터에 초점을 맞추는 추리소설이었기에, 살인사건이 매개임에도 불구하고 공포스럽거나 불편하지 않았다. 그리고 최근에 느끼는 것이지만 예전만큼 아주 심하게 신파조로 가지도 않는 것 같다. 물론 그런 요소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전작이었던 《녹나무의 파수꾼》처럼 적절한 선을 잘 지켜서 신파로 빠지지 않고 따뜻한 스토리로 균형을 잡아준 것 같기도 했다. 그렇다는 것은 나도 이 작품이 꽤 좋았다는 얘기.

 

무엇보다도 전에 인상적으로 읽었던 《공허한 십자가》 처럼 죄와 법집행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공허한 십자가》쪽이 이번 작품보다 훨씬 무겁고 진지하게 이러한 문제제기를 한다. 그러나 이번 작품에서는 이러한 무거운 화제와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를 잘 살린 스토리라인의 균형을 잘 잡았다는 생각이 든다. 뭔가 많이 다듬어진 느낌이랄까? 그래서인지 몰라도 아주 자극적으로 불편함을 느끼는 부분도 없었고, 너무 미친듯이 빠져들어서 읽지도 않았던 것 같다. 어쩌면 나는 이정도의 적정선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나는 히가시노 게이고를 꾸덕한 추리소설가로 보지는 않는다. 그러한 만큼, 많이 무겁지 않은, 그러나 아주 가볍지도 않은 이러한 작품들을 계속해서 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공감'과 '댓글'이 큰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