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우연히, 충동적으로 책을 집어들었다. 물론 책을 사놓기는 진작에 사놓았다. 페터 한트케가 노벨문학상을 받게 된 이후이기는 하지만. 그리고 당연히 쉽게 읽힐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의 작품을 읽으면서 쉽게 술술 읽었던 경험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작품 역시 그러했다. 분량이 꽤나 짧아서 금방 읽기는 했지만, 분량에 비해서는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사실 이 작품이 어려웠다기 보다, 집중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말이 더 정확하겠다. 어느 작가의 오후를 여러가지 배경 속에서 굉장히 몽환적 혹은 환상적으로 그리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화자가 '그'라고 지칭하며 이야기를 진행시키고 있지만, 그러면서도 '화자'와 '그'가 자꾸 동일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