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本]'s World

'HONG[本]'은 일본어로 '책'이라는 뜻입니다.

Books/Book Review

박상 『예테보리 쌍쌍바』

| Mashimaro | 2018. 6. 2. 00:32






무료대여 이벤트를 통해서 또 새로운 소설을 접하게 되었다. 이 박상 작가는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했었고, 또 작품도 처음읽어봤는데, 뭐랄까... 매우 참신한 느낌이다. 일단, 매우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하였으며, 또 책을 읽는 과정도 꽤 즐거웠다. 작가의 툭툭 뱉어내는 말투.. 아니 글투가 굉장히 인상적이었고, 또 대리만족이랄까? 마음속에서 중얼중얼 하는 것들을 대신 내뱉어준 느낌이 들어서 꽤 즐거웠다. 어찌보면 자칫 가벼워 보일 수도 있고, 또 어찌보면 뭐 이런 소설이 다있어? 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사실 이게 마냥 가볍기만 한 작품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나도 처음에 책을 읽기 시작했을때에는 뭐 이런 소설이 다있어? 라는 느낌에 가까웠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작가의 표현에 익숙해져 가는 것인지, 아니면 내심 비슷한 생각들을 가지고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책을 덮을때에는 꽤나 공감하며 이 작가 뭐야? 다른 작품은 뭐가 있지? 라며 검색하게 만든 희한한 책이다. 


하지만 이거 뭐야? 라며 읽는 와중에도 스뽀오츠 정신을 강조하는 주인공의 그 마인드에 어느정도 공감할 수 있었고, 어찌보면 재수가 더럽게도 없는 그런 상황 가운데에서도 이 주인공이 참 자신만의 철학과 원칙이 있구나.. 나름 최선을 다해서 임하는 자세가 부럽다.. 라는 생각도 줄곧 들었다. 그래서인지, 호감으로 끝낼 수 있었던 작품이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이런 식의 표현으로 이렇게 이야기를 전개해 가는 이 작가는 대체 뭐지? 라는 궁금증을 참을 수가 없다고나 할까? 아무래도 조만간 이 작가의 작품을 더 찾아읽어봐야 할 것 같은 느낌이다. 그만큼 신선했고, 어이없기도 했으며, 주인공과 함께 미소지으며 책을 덮었다. 


무엇보다 결정적으로, 과연 나는 일반인인가 선수인가... 문득 나에게도 이 질문이 필요한 시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혹 내가 지금까지 일반인이었더라도 이젠 선수가 되어야 할 시기이기에, 유독 더 와 닿았는지도 모른다. 왠지 내일부터는 선수생활에 돌입해 봐야 할 것 같다.





"난 어릴 때부터 궁금했소. 피겨 스케이터가 왜 얼음판 위에서 빙글빙글 돌며 점프하는지, 왜 야구 투수들이 그렇게 팔이 빠져라 공을 던지는지 말이오. 내가 보기에 살아가는 데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그런 동작을 잘하기 위해 왜 피나는 훈련을 거듭하고, 왜 처절한 땀을 흘리는 건지 몰랐소. 대체 그런 어려운 동작을 왜 하려고 하지, 라고만 생각했었소"

사내는 간간이 기침을 하며 말을 이었다.

"그건...... 아름답기 때문이오. 굳이 꼭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남들보다 수천 배 노력하면서 해내는 이유는 그게 아름답기 때문이란 말이오."



그래서 소설이 끝나갈 때쯤 우리는 '당신은 일반인인가, 선수인가'라는 황당한 질문이 사실은 '당신은 자기를 돌보며 살고 있는가'라는 존재의 윤리를 건드리는 질문이자, '당신은 아름답게 살고 있는가'라는 존재의 미학에 다가서는 질문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정실비 _ 작품해설 '아티스틱 무림선수생활백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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