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本]'s World

'HONG[本]'은 일본어로 '책'이라는 뜻입니다.

Books/Book Review

앨런 알렉산더 밀른 『곰돌이 푸 이야기 전집』

| Mashimaro | 2018. 3. 12. 03:19






곰돌이 푸에 대해서 내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빨간 티셔츠 한 장 걸치고 꿀단지를 들고있는 노란색 곰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애니메이션이나 어떠한 작품을 본 기억은 전혀 없고, 단지 캐릭터가 여러가지 형태의 굿즈로 제작되어 판매되고 있는 것을 보았을 뿐이다. 봉제인형이라든가 학용품 등에 그려진 그림, 여러가지 아기자기한 물품들을 통해서 푸, 피글렛, 티거 등을 만나보았을 뿐이었다. 그러니까, 이런식의 원작이 있는 줄도 몰랐다는 뜻이다. 그래서인가.. 절반이상은 호기심 때문에 읽게 된 책이다. 그렇게나 익숙한 곰돌이 푸에 대해서 사실 난 전혀 아는 바가 없었으니까 말이다. 


일단 이 작품은 아들이 가지고 놀던 동물인형을 의인화하여 만든 작품이라고 한다. 우리가 알다시피 푸, 피글렛, 티거, 이요르, 캥거와 루, 레빗, 아울 등의 숲속 동물들이 등장하고, 중요한 크리스토퍼 로빈이 등장한다. 참고로 티거는 전편에서는 나오지 않고, 두번째 작품집에서 처음 등장한다. 푸와 친구들을 통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이 동화는 등장하는 동물들의 엉뚱하면서도 기발한 생각과 어디로 튈 지 모르는 화법 등의 장치를 사용하는데, 어찌보면 정신없어 보일 수도 있는 이러한 전개가 나에게는 무척 참신하고 재미있게 느껴졌다. 어찌보면 아이가 읽는 동화로써는 매우 좋은 작품이 아닐까 싶다. 아이의 시선으로는 책 속의 등장인물들과 매우 재미있게 대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장 큰 수확은, 이제 곰돌이 푸가 어떠한 곰인지 알게 되었다는 것. 푸가 이렇게 멋진 시와 노래를 만드는 곰인줄은 꿈에도 몰랐다. 물론 꿀단지를 좋아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놈의 '뭔가 좀'을 이정도로 좋아하는지도 미처 알지 못했다. ㅎㅎ 그 외에도 푸를 너무 좋아하고 잘 따르는 베스트프렌드 피글렛, 비관적인 당나귀 아저씨 이요르, 이리저리 튀는 티거, 은근한 모사꾼 레빗, 전형적인 모자지간 캥거와 루, 잘난척쟁이 아울, 그리고 푸의 가장 든든한 절친이자 숲속동물들의 해결사 크리스토퍼 로빈.. 이젠 곰돌이 푸와 연관된 캐릭터들을 확실하게 알게 된 것 같다. 곰돌이 푸 그림동화책을 들고가서 조카에게 재미있게 읽어주고 싶은 마음이다.   





"푸, 이 세상에서 네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 뭐야?"

"글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은......"

푸는 생각을 하느라고 멈춰 서야 했단다. 꿀을 먹는 일이 좋긴 하지만 꿀을 막 먹기 시작하기 직전, 바로 그때가 더 좋았거든. 하지만 푸는 그때를 뭐라고 부르는지 몰랐어. 그러고 나서 푸는 크리스토퍼 로빈과 같이 있는 것도 아주 좋아하는 일이라고 생각했고, 피글렛하고 가까이 지내는 것도 아주 다정한 일이라고 생각했지.

푸는 찬찬히 다 생각해보고 나서 대답했어.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일은 나하고 피글렛이 너를 만나러 찾아가면, 네가 '뭔가 좀을 먹는 게 어때?' 라고 말하고, 내가 '글쎄, 난 괜찮을 것 같은데, 피글렛, 너는 어때?' 라고 대답하는 거야. 밖은 콧노래를 부를 것 같은 날씨고, 새들은 노래를 하고."




'공감'과 '댓글'이 큰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