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本]'s World

'HONG[本]'은 일본어로 '책'이라는 뜻입니다.

Hong's Record/Life in Japan

D-69. 한국가기 전날, 밤샘 후 마파두부.

| Mashimaro | 2017. 10. 27. 23:23






어제밤에도 연구실에서 밤샘작업으로 논문을 썼다. 그리고 책상에 엎드려서 쪽잠을 자고 있는데, 방송이 나오기 시작한다. 알고보니 오늘 재난훈련 하는 날이었던 것이다. 학교에서는 정기적으로 일년에 몇번씩 재난훈련을 한다. 지진이 온다는 방송이 나오고, 어느정도 소강상태에 들어간 후 피난지시 방송이 나오면 우리는 학교 내 정해진 곳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그와 동시에 휴대폰으로 안부확인을 하는 전용메시지가 날라온다. 아무튼, 그런 시스템인데.. 하필 오늘...ㅠㅠ 원래 내가 연구조수인지라, 이런 훈련때는 내가 애들 안내해서 피난시켜야 하는데, 방송 듣는순간 내 방 불을 끄고 문을 잠갔다. 연구실에 없는 척 했음...ㅋ 나중에 선생님하고 애들한테 얘기했더니 다들 이해해주더라...ㅎㅎ


거기다 오늘은 세미나수업이 있는 날인지라, 졸린 눈을 부여잡고, 열심히 발표 들어주고... 내 논문이 석자 임에도 불구하고 오늘 발표한녀석 피드백 해주고 졸업논문 어드바이스 해주느라고 1시간이 훌떡 지나갔다. 내일 오후비행기로 한국출장을 가야하고, 또 한국에서 돌아와서는 12월에 발표할 내용을 원고로 제출해야 한다. 물론 기한은 11월 말이지만, 돌아와서는 학위논문땜에 또 정신이 없을테니, 학회발표원고는 한국에 있는동안 끝내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려면 관련 논문을 바리바리 싸들고 갈 수는 없어도 스캔이라도 해가야겠다 싶어서, 필요한 논문을 서둘러서 스캔했다. 그리고 내 방으로 돌아왔더니, 나와 같은 방을 쓰고 있는 조교수가 열심히 요리를 하고있다.  






마파두부. 나 논문쓰느라 고생한다고 밥해먹인다고 이고생이다. 참고로 우리 방에는 밥솥도 있고, 쌀도 있고, IH도 있고, 조미료도 있다. 물론 임시로 누워서 잘 수 있는 소파도 설치해두었고, 침낭도 있다. 남들이 보면 엄청 부러워 할지도 모르겠지만, 뒤집어보면 연구직이라는게 이렇게 연구실에서 먹고자고 해야하는 직업이란 소리도 된다...ㅠㅠ 암튼, 나름 최고학벌인 도쿄대 나와서 영국에서 박사하고 들어와서 촉망받는 젊은 연구자가... 나 논문쓴다고 저녁을 해주는 이 상황..ㅋㅋㅋ 물론 이 상황을 뒤에서 조종하는 이가 있으니, 이 또한 도쿄대 출신에 프랑스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우리학교에 조교수로 있다가 현재 유네스코에 있는 매우 유능한 젊은연구자이다. 사실 이렇게 3명이서 작년까지 참 즐겁게 잘 지냈는데, A상이 유네스코로 가게 된 바람에, 나 잘 챙기라고 원격으로 조종해주고 있는것. 참 고맙다. 물론 그들 또한 박사논문이라는 고비를 넘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더 찐하게 응원해주고 있는 것이겠지만... 다른나라에 와서, 특히 졸업동기도 없이 혼자 논문을 쓰는건 참 외로운 일인데, 새삼 오늘.. 너무 고맙고 감동스럽고 그렇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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