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本]'s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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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Book Review

나쓰메 소세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 Mashimaro | 2017. 3. 9. 02:15






나츠메 소세키의 소설 중 가장 먼저 읽었던 것은 도련님(坊っちゃん)이었다. 쉽게 읽히는 문체에 작가의 매력이 전해져서인지, 그 후로 나츠메 소세키를 좋아하게 되었다. (만년필 관련 수필을 읽은 것도 있었지...^^) 어려서부터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다가 이제서야 읽게 되었는데, 1장을 재밌게 훅~ 읽었던 탓일까..? 이렇게 길 줄은 몰랐다. 그래도 작가가 워낙 처음부터 작정하고 스토리를 만들어서 쓴 소설이 아니라서 그런지 각 장마다 나름 독립적인 스토리를 갖고 있었고.. 덕분에 길지만 지루하지는 않았다. 뭐, 각 장이 전개될때마다 주인공 고양이도 점점 업그레이드 되는 느낌이랄까? 일단 책을 읽으면서 느껴지는 것은 역시, 나츠메 소세키는 유쾌하다. 물론 비평적인 부분, 시니컬한 부분도 꽤나 보이지만.. 기본적으로 포맷과 문체가 유쾌하게 진행된다. 뭐, 고양이를 1인칭 시점으로 두고 세팅한 것 부터가 얼마나 신선해...ㅎㅎ


그리고..

아무래도 내가 다른 나라의 문학보다는 일본문학이기 때문에 그래도 이해하기 쉽지 않을까 하며 읽기 시작했는데.. 이건 왠걸...? 왠만한 정보와 지식량이 아니고서야 완전히 따라가기가 힘들다. 작가 자체가 유식한 것도 있겠지만.. 등장하는 철학자, 예술가, 문학가 뿐만 아니라, 그 당시의 사회상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상당한 정보량이 필요하다. 그나마 소설의 무대 자체가 도쿄의 익숙한 지역이었기에 망정이지.. 안그랬으면 정말 책 읽으면서 뜬구름잡듯 거의 몽상수준으로 읽을뻔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좋았던 점은, 역자의 화이팅넘치는 주석이었다. 배경자체가 막 근대화 되어가는 일본을 그리고 있는터라, 전통과 밀려드는 외래문화, 그리고 그것이 만났을 때에 상황들을 서술한 것이 많아서인지.. 정말 많은 정보들이 필요하다. 작가가 책에서 자랑(?)하고 있는 그 많은 정보들을 역자가 정말 열심히 조사해서 주석을 달아주었다는 것이 정말 많이 느껴졌다. 나도 소설과 같은 문학은 아니지만, 논문이나 민속자료 등의 세미나통역 등을 준비하면서 뼈저리게 느끼는 부분인데, 정말.. 통번역이라는 것이 원전을 온전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힘든 작업인지를 조금은 안다. 이번책은 특히나 일본어를 번역한 책이었기에 그 부분이 더 많이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언젠가 나중엔 꼭, 나츠메 소세키의 이 위트넘치는 문체와 표현을 원서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는 아직 무리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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