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本]'s World

'HONG[本]'은 일본어로 '책'이라는 뜻입니다.

Books/Book Review

KBS 공부하는 인간 제작팀 『공부하는 인간, 호모 아카데미쿠스』

| Mashimaro | 2017. 3. 9. 02:04






지금까지 내가 읽었던 책들은 스윽~ 보니, 나는 아마도 '공부'라는 단어 혹은 테마에 관심이 있는 것 같다. 또한 나는 현재 유학생이며, 이 나이가 되도록 아직도 학생신분이기에  본의아니게 가방끈이 엄청 길어진 상태이기도 하다. 이러한 나의 환경적인 문제도 분명 있겠지... 


다큐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출간한 책이기에, 읽기에도 이해하기에도 쉬운 문체로 진행된다. 몇몇 나라들에서의 공부하는 사례, 입시 및 제도적으로 이루어지는 환경, 그리고 학생들로 대표되는 공부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등이 소개된다. 각 나라별로 환경도 달랐고 패턴도 어느정도 차이가 있었으며, 이에 따른 공부의 정의도 조금씩 달랐다. 


유대인의 공부법은 정말 참고를 좀 하고 싶었으나, 이건 뭐 뼛속까지 구조를 바꿔야하나 싶을 정도로 너무 환경적인 차이가 있어서 좀 좌절하기도 했다..^^;;; 역사, 문화적인 배경으로부터 각 문화권에서 인식되는 공부의 개념이 달라졌다는 이야기와, 이러한 연유로 동서양에서 공부하는 패턴 및 방법이 차이가 나는 부분을 중점적으로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결론은 이제는 혼자하는 암기식의 공부가 아닌, 질문하며 소통하는 공부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다다르는 듯 하다.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특히나 현재 다른나라에 와서 다른 문화권과 교육환경에서 성장해 온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고 있는 나로서는 참고할 부분도 많았다. 후배들에게서 느끼는 답답했던 부분들 그리고 갖게된 문제의식에서 책 내용과 공통된 부분들을 많이 발견하기도 했고, 또 내가 경험해 온 우리나라 교육환경 안에서 내가 취해야 할 것과 빨리 극복해야할 것들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어서 좋았던 것 같다. 


그러나 가장 좋았던 점은, 내가 좀 더 공부를 열심히 해야한다는 아주 진부한(?) 자극을 받았다는 것. ^^;;; 세상엔 참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들과 또 엄청나게 우수한 사람들이 많다는걸 알면서도 늘 잊고사는데, 다시한번 상기시켜주었던... 나도 이 학문의 세계에서 도태되지 않으려면 열심히 달려야지... 하는 것이 결국은 결론이다. ㅠㅠ







한 사회의 공부와 그곳의 문화, 삶의 방식은 서로 긴밀한 영향을 미치면서 학문적 성과를 만들어내고 고유의 문화를 지켜가고 있었다. 이런 이유로 유대인의 공부는 중국의 공부와 달랐고, 중국의 공부는 미국의 공부와 달랐다. 또한 미국의 공부는 인도의 공부와 달랐으며, 인도의 공부는 일본, 한국의 공부와 달랐다. 각 문화권의 공부는 피부색보다 더 달랐다.


"한 사회의 지식인층은 그 사회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능력이 클수록 책임도 크다'라는 어느 영화에 나오는 대사처럼 지식인층은 사회와 국가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중국인들은 이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해요. 개인의 일과 생활, 사회, 국가가 모두 연계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리처드 니스벳 교수는 동・서양의 자기소개 방식이 다른 이유는 그들의 문화적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양 문화는 '개인, 독립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자기소개를 할 때도 '나는 성실하다', '나는 음악을 좋아한다'와 같이 자신의 성격이나 행동 위주로 설명하고, 동양 문화는 '집단, 관계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자신이 어느 학교에 다니고, 가족은 몇 명이고, 친구나 가족들과의 관계가 어떠하고, 자신의 속한 집단에서 어떤 위치에 있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와 같은 사회적 관계 속에서 자신을 규정하려 한다고 했다.


"우리가 반복적인 실험을 통해 관찰한 결과, 서양문화권의 사람들은 눈에 잘 보이는 정보, 중요한 정보를 집중적으로 보는 반명 아시아 문화권의 사람들은 사물을 더 전반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주변의 덜 중요한 정보들까지 관찰하는 거죠. 즉, 중심 사물에만 집중하는 서양인들과 달리 동양인들은 중심사물과 그 배경에 있는 것들과의 관계에 더 많이 주목했습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심리학과 김희정 교수)


브라이언은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처럼 학생들을 수준별로 나누지 않고 모두 같은 교실에서 동등한 수업을 하는 것이 곧 동양인들이 타고난 재능이나 능력보다 노력에 더 많은 가치를 두는 증거라고 했다.


유대인들에게 공부는 곧 생존전략이므로 배움에 핑계란 있을 수 없다. 어떤 이유가 있더라도 배워야 하고, 고아처럼 부모로부터 교육의 기회를 제공받을 수 없는 경우에도 사회에서 그 아이의 교육을 책임진다. 유대인 사회에서 아이의 교육은 사회 공동체의 의무이기 때문에 설령 자신이 고아이고 아무리 가난해도 기초교육뿐 아니라 고등교육까지도 보장받고 공부할 수 있다. 


개인과 집단의 완전한 융합을 지향하는 일본 사회의 문화적 특성은 표준에 속하지 않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낳았고, 이 공포는 공부방식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일본인들은 표준을 향한 공부를 지향하게 되었다. 그로 인해 노트 필기에 집착함으로써 경이로운 필기 문화를 이루었으니, 표준을 향한 공부와 노트 필기는 집단과 관계를 중시하는 일본의 문화적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적 자부심이 강한 프랑스인들이 생각하는 '공부'란 무엇일까? 그것은 곧 생각의 교류를 통해 사고를 발전시켜나가는 것이다. 철학이 생각을 발전시켜나가는 학문이라는 점에서 왜 프랑스 교육의 본질이 철학 교육이고, 프랑스인들이 철학 교육을 중시하는지 알 수 있다.


MIT 미디어랩에서는 학생과 교수 사이에 상호작용이 많고, 토론과 논의가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집니다. 그 이유는 개인 혼자서 좋은 아이디어를 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좋은 아이디어는 지성이 한데 모였을 때만 가능하고, 개개인의 독특한 사고가 한곳에 모이고 이를 수정해나가면서 그 힘은 더욱 강력해집니다. 창의적인 개인들이 모여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비판하고 정보를 주고받아야 놀라운 결과를 얻게 됩니다. 이런 논의와 비판적 사고 없이는 혁신의 장벽을 허물 수 없습니다. (히로시 이시 교수)


표현하는 것만이 나의 지식이다. ......

...... "저 혼자 일방적으로 배우고 소유한 지식은 결국 제것이 되지 못해요. 자기만의 방식으로 표현해야 자기 것이 되죠. 이것은 어떤 학자가 한 이야기인데, 사람들이 푸른 유리를 푸르다고 이야기하는 이유는 유리가 여러 가지 색을 통과시킬 때 다른 색은 전부 흡수하고 푸른색만 내뱉기 때문이래요. 그래서 사람들이 유리가 푸르다고 하는 것이죠. 지식도 이와 비슷한 것 같아요. 자기가 진짜 갖고 있고 이해한 지식은 우리가 흡수하고 소비한 지식이 아니라 자기를 투과시켜서 밖으로 내뱉을 수 있는 지식이라고 생각해요." (MIT 미디어랩 이진하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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