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本]'s World

'HONG[本]'은 일본어로 '책'이라는 뜻입니다.

Books/Book Review

이민진 『파친코』

| Mashimaro | 2022. 4. 4. 17:53

 

 

 

 

사실 이 책은 작년 봄에 읽기 시작했던 책이다. 너무 재미있어서 잠도 잊어가며 읽었던 책인데, 이어서 2권을 시작해놓고서는 중간에 멈춘채로 다음해를 맞았다. 물론 재미가 없어서 그랬던 것은 아니다. 워낙에 전자책 중심으로 내 생활이 짜여져 있는지라 어쩌다보니 자꾸 종이책을 손에 들지 못했을 뿐. 내 생활패턴 때문에 우선순위에서 자꾸 밀려나다 보니 이렇게까지 미뤄지게 되었다. 그래도 재미있게 읽던 책을 중간에 방치해둘 수가 없었기에, 학기가 시작하기 전에라도 다 읽자라는 생각에 2권의 남은 부분을 서둘러 읽었다. 이렇게 술술 읽히는 책을 이렇게나 장기간 방치해두었다니 참...

 

그렇게 서둘러 완독하고 나니 이미 이 책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는 방영이 시작되었더라는. 그래도 드라마를 접하기 전에 다 읽을 수 있었다는게 참 감사하다. 그리고 읽고나서 다시 느끼는 점이지만, 이민진 작가가 책을 쓰기위해서 참 조사를 열심히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다보니 이 책을 읽는 내 입장에서는 공감이 가는 포인트나 익숙한 환경에 대한 설명이 참 많이 등장했는데, 한국에서 자라왔고 성인이 되어서 현재 일본에서 10년이 넘게 거주하고 있는 입장에서 읽다보니, 참 감탄하며 읽게되는 포인트들이 꽤 있었다. 누군가는 작가가 교포이고, 또 일본에서 거주한 경험도 있기 때문이라고 쉽게 말할 수 있지만, 단지 4년정도 일본에서 거주했다고 누구나 알 수 있는 포인트들이 아니다. 그리고 어느 지방의 특정한 분위기라든지 문화 등을 서술하는 장면들을 봐도, 분명 많은 인터뷰와 사전조사를 거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금 다른 관점이기는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최은영 작가의 《밝은 밤》이 생각나는 부분도 참 많았다. 아무래도 시대적 배경이나 다루는 소재들이 연관되어 있어서 그럴 수도 있겠다. 최은영 작가가 그 시절 여성들의 삶에 주목했다면, 이민진 작가는 다양한 인물상을 탄생시켰던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과하지 않았다는 점. 주로 이러한 소재와 배경의 이야기를 하다보면 심하게 신파로 흐르거나 민족주의적인 색깔이 조금은 불편할 수 있는 방향으로 흐르기도 하는데, 뭔가 밸런스를 잘 맞춰서 담담하면서도 감정이 담긴 작품이 되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도 아주 술술 잘 읽힌다. 드라마를 볼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 원작소설을 먼저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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