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울프의 강연집인 《자기만의 방》을 인상깊게 읽었던지라, 이 책도 어쩌면 호기롭게 시작했는지도 모른다. 물론 함께읽기가 아니었다면 이 작품 자체를 모르고 지나갔을지도 모르지만, 덕분에 궁금했던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을 읽게 됐다. 사실 의식의 흐름 기법은 내가 아주 힘들어하는 형식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 겁없이 읽기 시작했던 걸 보면, 아무래도 내가 단단히 울프언니한테 홀렸었던 것 같기도 하다. 물론 걱정했던 만큼 그렇게 읽기가 힘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내가 이 책을 어느정도까지 이해한걸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읽기가 어렵지는 않지만, 잘 이해하기는 꽤 힘든 것 같다. 일단 이 작품이 판타지에 가깝다는 사실을 책을 읽다가 알게 되었다. 어쩌면 이건 나의 좋은 버릇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