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문예판으로 다시 읽게 되었다. 사실 다시 읽었다고는 하지만, 워낙 어렸을 때 들춰봤던 기억만 있고 내용은 전혀 기억이 나질 않았다. 단지 굉장히 우울하고 무서웠던 기억이 남아있어서, 이번에 폭풍의 언덕을 읽으려고 결정하기까지도 꽤나 망설여졌던 기억이 있다. 아니나 다를까, 분량에 비해 생각보다 진도가 나가는 스토리이긴 하지만, 세상에 이렇게 고구마먹은 듯이 답답한 책도 정말 오랜만이었던 것 같다. 중반을 지나갈수록 그 정도는 더 심해졌고, 텍스트를 읽고 있을 뿐인데 답답하고 열이 받아서 미칠 지경이었다. 일전에 완독을 했던 이언 매큐언의 『속죄』를 읽을 당시, 함께 읽는 많은 사람들이 등장인물 브리오니에 대해 고구마 먹은듯한 답답함을 토로했고, 나 역시도 1부를 읽으면서 그러한 감정이었는데,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