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本]'s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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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Book Review

요조 『아무튼, 떡볶이』

| Mashimaro | 2020. 2. 1. 23:42






내가 너무 좋아하는 아무튼 시리즈이다. 사실 리디북스와 리디셀렉트를 통해서 지금가지 나온 모든 시리즈를 확보했는데, 최근에 요조 작가가 《아무튼, 떡볶이》를 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하지만 이 책은 리디셀렉트를 통해서 풀리지 않았는데, 역시나 밀리! 책 보유량으로는 정말 타의 추종을 불가하는 것 같다. 혹시나 해서 검색해보고 이 책이 있다는 걸 확인하고 잽싸게 다운받아서 읽기 시작했다. 


일단 아무튼 시리즈 답게, 정말 책이 술술 읽힌다. 역시나 덕력은 글빨로 이어지는 듯 하다. 그리고 당연한 얘기이지만 요조의 떡볶이에 대한 애정이 정말 무한히 느껴진다. 물론 이정도는 되어야 아무튼 시리즈에 합류할 수 있다는 편견도 가지고 있다. ㅎㅎ 무엇보다도 이 책을 읽으면서 요조의 담담한 글투가 너무 좋았다. 간결하고 톡톡 끊기는 듯한 리듬인데, 그게 희한하게도 화려하거나 튀지 않고 굉장히 진중한 느낌이다. 나로서는 흉내도 낼 수 없는 느낌. 작가의 색깔이 정말 잘 드러나는 글투이지 않나 싶다. 이런 사람들이 부럽다. 나는 정말 말로도 글로도 장황하게 설명하는 스타일인지라,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를 간결하고 센스있게 전달하는 이들이 부럽다. 요조 작가는 나에게 그러한 사람이 된 것 같다.


덕분에 그녀의 글을 더 찾아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럴때 책을 덮으면서 가장 기분이 좋다. 책을 읽고 겨우 다읽었네..가 아니라, 더 찾아읽고싶은 책들이 늘어나서 설레이는 느낌이랄까. 책장에 책이 쌓여있고, 위시리스트에도 한가득이지만, 그래도 이런 책 혹은 이런 작가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얼른 마치고 떡볶이 먹자. 내 부탁 들어주면 대신 떡볶이 사줄게. 나를 향한 회유는 이런 식일 때가 많다. 설마 고작 떡볶이에 매번 휘둘리는 건 아니겠지, 라고 생각하겠지만 대체로 언제나 휘둘린다.* 떡볶이라는 다소 사소한 미끼를 덥석 물어 버릇하는 것은 떡볶이에 대한 파블로프 조건반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내가 심각한 ‘의미 중독자’이기 때문이다.


떡볶이라는 주제를 벗어나도 마찬가지였다. 어떤 것을 좋아하며 ‘기준’이 생긴 사람들은 그것에 반하는 영역을 거리낌 없이 거부했다. 멋있었다. 무엇이 옳고 그르냐는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그저 그들이 보여주는 딱 부러진 호와 불호의 오만함, 그 자체가 멋지고 근사해 보였다. 나도 그렇게 떡볶이를 좋아하고 싶었다. 그러나 나에게는 그런 오만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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