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本]'s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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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Book Review

댄 히스, 칩 히스 『스틱』

| Mashimaro | 2023. 4. 21. 11:44

 

 

 

 

 

사실 평소라면 손에 쥐고 읽을만한 소재의 책은 아닌데, 친구들과 함께읽기를 진행하면서 나름 재미있게 다 읽을 수 있었다. 처음에 기대가 크지 않았던 이유는 워낙에 자기계발서적에 엄청난 기대를 두고 읽는 편이 아니고, 또 사실 소재 자체에도 크게 관심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굉장히 개인적인 이유이긴 하지만 추천사가 엄청 많은 것도 약간 기대없이 읽기 시작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했다. 그런데 오히려 이번 책은 읽으면서 조금 더 관심이 생긴 케이스가 아닌가 싶다. 

 

주된 내용은 메시지 전달에 대한 이야기인데, 사실 공감되는 포인트가 참 많다. 같이 읽는 친구들 중에는 굉장히 부정적인 의견들도 은근 있었는데, 나는 오히려 그렇지는 않았다고나 할까? 생각보다 제시하는 요건들이 꽤 공감이 되었고, 나름 실례들을 들어주어서 이미지화하기에도 나쁘지 않았다. 무엇보다 내가 학교에서 아이들을 접하면서 적용할 수 있는 포인트들도 참 많아서 나름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느낌이었다. 물론 완전히 모르는 사실을 새롭게 제시해준다기 보다는, 누구나 느끼고 있거나 잠재적으로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들을 리마인드시켜주는 느낌이 강하다고나 할까? 한번 싹 정리해주는 느낌이다. 그러다보니 새로울수는 없을 것 같기는 하지만, 이러한 정리와 개념화도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니까... 꽤 깔끔하게 공감하며 읽었던 것 같다. 

 

특히나 마지막에는 지금까지 설명했던 각 요소요소들을 정리해주면서 나름 실전편으로 제시해 준 부분도 좋았던 것 같다. 오히려 전반에 개념별로 설명해준 부분보다 뒤쪽에 있는 실전편이 종합적이고 실질적인 조언이 되어서 좋았다고나 할까. 어쨌든 나름 최근에 고민하고 있는 수업이나 학생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전달 부분에서 은근히 도움이 될 것 같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그러한 권위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스티커 메시지는 나름의 신뢰성을 갖추어야 한다. 우리는 사람들이 우리의 메시지를 스스로 시험해볼 수 있도록, 즉 ‘구매 전에 직접 체험해볼 수 있도록’ 도와줄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이를테면 뉴턴이 머리에 사과를 맞고 만유인력의 원리를 발견했다는 전설이 여기에 속한다.

 

이 이야기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일까? 창의적인 광고는 그렇지 않은 광고보다 예측이 쉽다는 것이다(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이는 톨스토이의 말과도 비슷하다. “행복한 가족들은 모두 비슷하다. 그러나 불행한 가족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불행하다.” 창의적인 광고들은 모두 서로 비슷하지만 실패한 광고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비창의적이다.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바로 ‘패턴을 파괴하는 것’이다. 인간이란 일관된 패턴에 기가 막힐 정도로 재빨리 적응하는 생물이다. 지속적이고 단조로운 자극은 아무런 관심도 끌어내지 못한다.

 

첫째, 사람들의 관심을 어떻게 끌 것인가? 둘째,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 메시지가 장벽을 뚫고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면 우리는 성공할 수 없다. 게다가 우리의 메시지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면 결코 성공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두 개의 질문에 대한 해답을 알아내려면 두 개의 중요한 감정을 이해해야 한다. 바로 선천성 스티커 메시지가 야기하는 ‘놀라움’과 ‘재미’다.

 

사람들이 가십에 그토록 열광하는 이유는 비록 그들에 대해 많은 사실을 알고 있을지라도 어느 부분에 있어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사실 잘 모르는 사람들의 소문을 쑥덕거리는 경우는 드물다. 특히 매력적인 것은 유명 인사들에 관한 소문이다. 우리는 타이거 우즈와 줄리아 로버츠가 누구인지는 알지만 비어 있는 조각들을 채우고 싶어 안달한다. 그들의 기벽과 연애담과 비밀스러운 악행들에 관한 정보 말이다.

 

이 기괴한 소문이 순식간에 퍼져나가게 된 부분적인 이유는 권위의 냄새를 풍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누가 그래? 만하임 연구소에서! 그리고 사실은 FDA도 다 알고 있다던데? 만하임 연구소와 FDA는 신빙성을 증폭시켰다. 그 이름에 내포된 권위 때문에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더라면 코웃음을 쳤을 정보를 다시 한번 곱씹어 생각해봤다.

 

보통 믿음직한 권위를 생각할 때 쉽게 떠오르는 이들은 두 부류다. 하나는 물론 전문가 집단이다. 모든 사람들이 인정한 능력과 자격, 신뢰의 갑옷을 두르고 있는 사람들. 신경과학 분야의 올리버 삭스, 경제 분야의 앨런 그린스펀, 물리학 분야의 스티븐 호킹 등이라면 누가 뭐래도 믿을 수 있다. 유명인사와 동경의 대상인 인물들이 두 번째 ‘권위’ 집단을 이룬다. 사실 농구 스타 마이클 조던이 맥도널드 햄버거를 좋아하든 말든 그게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그 사람이 세계에서 제일가는 미식가나 저명한 영양학자도 아닌데 말이다. 우리가 상관하는 이유는 마이클처럼 되고 싶기 때문이다. 마이클이 맥도널드를 좋아한다면 우리도 기꺼이 그 길을 따를 것이다. 오프라 윈프리가 어떤 책을 좋아한다고 말하면 그 책에 관심이 가게 된다. 우리는 우리가 좋아하는 사람들의 의견과 조언을 신뢰한다.

 

신뢰성 있는 영화 리뷰와 신뢰성 있는 수학 증명은 엄연히 다르니까 말이다.

 

세부적인 사항에 대한 지식은 흔히 전문성을 입증하는 증거로 여겨진다. 남북전쟁 때 있었던 재미난 일화 하나만 들려줘도, 남북전쟁의 대가라는 신뢰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세부 사항은 단순히 그것을 제시한 ‘권위자’에게만 신뢰성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메시지 그 자체에도 신뢰성을 부여하게 된다.

 

케이플스는 회사들이 혜택을 강조해야 할 때 특성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광고가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광고주가 자신의 능력(세계 최고의 종자!)에 도취된 나머지 우리가 왜 그것을 사야하는지(세계 최고의 뒤뜰!)를 말해주길 깜빡한다는 것이다.” 광고계에서 가장 오래된 격언은 ‘혜택 중의 혜택’을 소리 높여 외치라는 것이다. 달리 말해, 사람들은 전기 드릴을 사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아이들이 그림을 걸 수 있도록 벽에 뚫린 구멍을 사는 것이다.

 

사람들이 자신들이 얻을 수 있는 혜택으로부터 진정으로 원하는 바는 거대한 규모나 크기가 아니라 확실성이다. 당신은 매력적인 인품도, 부富도, 섹스어필도 약속할 필요가 없다. 그저 청중들이 즐거워하는 자신의 모습을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적당한 혜택을 약속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수학은 정신을 위한 근력 운동이다. 그것은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지(적어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목적 그 자체는 아닌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문제가 있다. 답변 단계에서 장점으로 작용했던 바로 그 요소들이, 전달 단계에서는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이다. 해답을 얻기 위해서는 전문지식이 필요하다. 그러나 당신은 그 지식을 ‘지식의 저주’와 분리할 수 없다. 당신은 다른 사람들이 모르는 것을 알고 있으며, 다시는 그것을 몰랐던 시절로 되돌아갈 수 없다. 그리하여 다른 이들과 해답을 공유할 시점에 이르면 청중들이 자기와 똑같이 알고 있다고 여기며 소통하려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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