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의 독태기이기도 했지만,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별 기대를 하며 읽지는 않았다. 물론 기대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읽기 싫다거나 싫어하는 소재였다는 뜻은 아니다. 일단 책에 관한 이야기이거나 서점이 무대인 이야기들은 나에게 있어서 늘 평균 이상의 만족감은 주었다고 생각하니까. 기대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최근에 비슷한 분위기에 책을 너무 많이 읽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도 대표적인 것이 《불편한 편의점1, 2》나 너무나도 좋았던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같은 책들이다. 그리고 물론 이 책들은 너무너무 좋았다. 그렇기에 또 비슷한 감동이겠지.. 비슷한 따뜻함이겠지.. 하는 느낌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건 맞는 예상이었다. 하지만 역시나 이 책도 좋았다. 이쯤되니 조금 신기하긴 하다. 이러한 분위기의 책들은 참 비슷한 분위기에 감동코드도 비슷한 것 같고, 따뜻하고, 잔잔하고... 뭐 늘 그런 것 같은데, 왜 질리지 않고 늘 좋은지 모르겠다. 물론 이 좋았던 책들이 그저 흔한 분위기만 가지고 흔한 감동코드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특히 이번 《책들의 부엌》의 경우, 마지막 작가의 말을 읽으면서 공감되는 부분들이 참 많았다. 그나저나 이 책이 첫 책이라니... 어쩜 이렇게들 첫작품부터 글들을 잘쓰시는지...
사실 책을 읽으면서 이 작가는 참 최근의 트렌드나 정보를 많이 반영한 것 같다. 그리고 약간 마니악한 분야의 이야기들이 슬쩍 섞여있거나 소개된 책들을 볼 때에는 나와 취향도 좀 비슷한 것 같다...라고 느끼기도 했다. 문구 좀 아는 분인데? 라든지.. 음악셀렉션을 보니 비슷한 세대인 것 같기도 하고.. 하는 생각을 하며 읽기 시작했는데, 얼추 적중했다. 그래서인지 더 공감되는 포인트가 많았던 것 같고, 무엇보다도 글의 분위기 뿐 아니라, 문장 자체가 참 예쁘고 서정적이다. 심지어 내가 이 책을 오디오북으로 들어서 더 그랬을 수 있는데, 마치 한편의 서정적이면서 잔잔한 드라마를 한 편 본 것 같다.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를 읽으면서는 우리집 근처에 휴남동 서점같은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다면, 이 《책들의 부엌》을 읽고 나서는, 가끔씩 내가 힐링하러 찾아갈 수 있는 소양리 북스 키친같은 곳이 나에게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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