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저번달 즈음에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다 마쳤다고 했던 것 같은데, 이 책이 남아있었다. 사실 반지의 제왕 시리즈도 이번에 처음 접했던지라 어떤 작품이 있는지도 몰랐는데, 이 책은 나 뿐 아니라 존재를 모르고 있는 사람들도 주변에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옛날에 이미 구매해 둔 나는 대체 뭐지? 어쨌든 《호빗》으로 시작했던 이 시리즈도 이 《실마릴리온》으로 정.말. 대단원의 막을 내린 것 같다.
사실 이 책을 읽는건 꽤 난이도가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끊임없이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하고 세계관도 생각했던 것 보다 엄청나게 촘촘해서, 이 책을 모두 이해하거나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을 다 기억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아마 내가 완독할 수 있었던 것도, 언제가의 시점부터 이 부분에 대해 어느정도 포기했기 때문에 가능했던게 아닐까.. 조금 더 진지하게 이 책을 접하려고한다면 필기를 하면서 읽는 것을 추천한다. 다행히(?) 2권 뒷부분 부록을 보면, 주요 인물들의 가계도 같은 도표들도 실려있다. 이부분을 펼쳐놓고 읽는 것도 나쁘지 않을듯.
어쨌든 이렇게 장대하고 장황한 스토리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이 책을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다. 아니 잘한 정도가 아니라... 솔직히 《실마릴리온》을 다 읽고보니 반지의 제왕의 본편이었던 《반지 원정대》, 《두 개의 탑》, 《왕의 귀환》이 시시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물론 재미만을 따진다면 본편의 세 작품이 스토리적으로 훨씬 재미있다고 할 수 있지만, 《실마릴리온》은 정말 대서사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엄청난 스케일이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등장하는 세계관이 태초에 어떻게 시작, 창조되었으며, 등장인물들 혹은 각 종족들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떠한 역사를 거쳐왔는지를 이야기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결국 반지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으며, 본편에서 등장하게 되었는지까지를 모두 가르쳐준다. 즉,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세계관을 제대로 이해하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생각보다 반지에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에피소드는 정말 세발의 피..정도로 적은 부분이라는 것이 이 작품의 스케일을 단적으로 알려주는 듯도 하다.
솔직히 《실마릴리온》을 읽기 시작했을 때에는 이거 어떡하지...라고 걱정할 정도로 너무 방대한 이야기와 설정들이 넘쳐났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어야만 하는 책이었다는 생각이다. 안읽었으면 후회했을 뻔... 반지의 제왕 시리즈가 하나의 모험이야기, 소설 쯤으로 끝맺는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실마릴리온》은 소설의 영역을 넘어섰다고도 감히 말할 수 있을 정도였으니까. 이게 정말 한사람의 머리속에서 나온 이야기들인지 놀라울 정도였다. 어딘가에 실제로 존재하는 신화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듯. 아주 쉽게 읽힌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이제 나는 이 책까지 읽어야 진짜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완독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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