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本]'s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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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Book Review

유자와 쓰요시 『어느 날 400억 원의 빚을 진 남자』

| Mashimaro | 2018. 3. 19. 21:00






대여기간이 얼마 남지 않는 책들 부터 읽자고 책장을 뒤적거리다가 발견하고 읽기 시작했다. 제목을 보고 어떤 책인지 전혀 생각이 안나서, 내가 이런 책을 왜 가지고 있지?라고 생각했는데.. 읽다보니, 내가 고른 책이 맞구나.. 싶었다. 이 책은 저자가 경험했던, 아니 현재까지도 진행중인 자신의 이야기를 쓴 책이다. 기린맥주라는 걸출한 대기업의 나름 잘나가는 회사원이었던 저자는, 아버지가 갑작스레 돌아가시게 되면서 결국 아버지의 회사를 물려받게 된다. 문제는 건실하고 풍족한 기업을 물려받게 된 것이 아닌, 졸지에 400억원의 부채를 떠안고 억지로 사장자리에 앉게 된 것이다. 이후로 저자가 이 유자와그룹을 유지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한 이야기들이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다.


그렇다. 생생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은 무언가를 정리하고 침착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내가 만약 이러한 상황과 만나게 된다면, 숨이 턱 막혀오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공황상태가 되어버리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분명 경영서라고 할 수 있지만, 경영서라고'만' 할 수 있을까? 이것은 마치 유자와씨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듯한 느낌이다. 아니, 실제로 저자는 지속적으로 일기를 써왔고, 그러한 기록들이 있었기에 이렇게 생생하게 책으로 엮어낼 수가 있지 않았나 싶다. 열심히 노력한 결과, 책 후반에 저자의 빚이 20억원 정도로 줄어든 이야기가 나온다. 20억원도 매우 큰 돈이지만, 비교적 굉장히 적은 액수로 느껴진다. 이 순간을 읽으면서 나는 저자와 함께 축배를 들었던 것 같다. 무언가를 극복해 낸 사람의 이야기. 그런 이야기들을 많이 읽기도 했고 듣기도 했지만, 이렇게 생생하게 전달되는 경우도 드문 것 같다. 저자와 함께 숨을 헐떡이면서 달린 느낌이다.


절망적인 상황에 놓여있는 사람에게는 어떠한 말도 들을 여유가 없겠지만, 그래도 이 책이 어느정도의 힘을.. 아니 어느정도의 위로는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저자가 늘 외쳐오던 'Never Give Up!' 그리고 '아침이 오지 않는 밤은 없다'라는 말이 각인되어, 계속 귓가에 맴돈다.





이렇게 냉정하게 하나하나 적어 내려가 보니 최악의 상황에는 '그저 파산할 뿐'이었다. 물론 고통스러울 테고 가족과 관계자에게 큰 폐를 끼치겠지만, 목숨을 잃는다거나 야반도주할 일은 없을 것이다.


궁지에 몰려 마음이 약해진 상태에서 의사결정을 할 때는 그 동기에 관해 차근차근 자문자답해봐야 한다. 주의해야 할 점은 의사결정의 동기가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혹독한 현실의 파도에 이리저리 휩쓸리는 시기에는 그것이 현실 도피이거나 자기 합리화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의사결정을 하기도 한다. 눈앞의 상황에서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나 문제를 외면하고 싶다는 동기로 의사결정을 하면 결과는 대개 좋지 않다. 


직원들이 유사와를 진심으로 자기 회사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내게 큰 부담이었다. 내가 도망칠 곳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직원들에게 회사에 대한 애정 따위는 있을 리 없다고 믿고 싶었다. 하지만 그들은 더할 나위 없이 진심이었다. "이 회사에서 내 꿈을 이루려 한다."고까지 말해준 직원도 있었다. 믿기지가 않았따. 직원들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줄이야...


사람은 즐기면서 스스로 생각하여 행동할 때 큰 힘을 발휘한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가슴 뛰게 하는 비전이다.


'아침이 오지 않는 밤은 없다.' 이 유일한 신념이 앞으로도 내 버팀목이 될 것이다. 이 신념은 내가 역경 속에서 거머쥔 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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